대표적인 염소자리 인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71년, 1987년, 1992년 등 3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했다. 하지만 1997년 다시 도전해 마침내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0년에는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생은 자기만의 원칙과 질서를 가지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인내하고 노력하는 염소자리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염소자리는 물질계에서 이룩할 수 있는 최고의 성취를 이룬다.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그래서 염소자리를 지구별의 마지막 별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인생 나이 63세에서 70세의 에너지를 가진 지구별의 통치자답게 염소자리의 목표는 생각보다 매우 높다. 자신을 위해서 세우는 목표도 그렇고, 조직이나 단체의 목표도 산꼭대기만큼이나 높다. 산양이 다른 동물이나 사냥꾼이 접근하기 어려운 높고 안전한 장소만을 택해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산양은 항상 사냥꾼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인내와 극기가 몸에 밴 염소자리는 주변 사람에게도 그렇게 할 것을 요구한다.
염소자리와 전갈자리는 권위와 권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별자리다. 염소자리는 최고의 사람들 곁에 가까이 가려고 하고, 권위를 가진 사람들 밑에서 배우기를 원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자신을 억제하면서 그들의 인정을 갈망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세속적인 야심가나 감정도 없는 지독한 야심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규율이나 원칙에 지나치게 철저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종종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신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또 체면이나 명예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권위적으로 될 수도 있다. 몸에도 힘이 들어가 뻣뻣하게 굳는 경향이 있다. 목적의식과 성취욕이 지나쳐서 일중독에 빠져 과로할 수 있고 실패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우울증은 염소자리의 대표적인 질병이다. 어떻게 보면 염소자리는 12별자리 중 가장 재미없는 별자리일 수 있다. 염소자리는 목표를 위해 원리 원칙대로 열심히 살아야 하는 스탠다드한(standard) 사람들이다. 아마 불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염소자리가 엄청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염소자리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가끔 일에서 손을 떼고,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쉬는 휴식이 필요하다.
같은 흙 별자리인 처녀자리가 조직을 위해 공헌하겠다는 봉사의 마음이 강하다면 염소자리는 조직을 이끌고 싶은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조직을 훌륭하게 이끄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염소자리는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힘겹게 얻은 장인의 기술을 제자와 후세대 그리고 조직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준다. 그런데 권위는 누구한테서 나오는 것일까? 흔히 자신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권위는 다른 사람에게서 나온다.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아야 권위가 생긴다. 그리고 존경받으려면 자신을 낮추고 솔선수범하는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밤하늘의 별은 깜깜한 밤이 있기 때문에 빛날 수 있다. 밤은 스스로 깜깜하게 해서 별들을 빛나게 해준다. 아침이나 낮에도 별들이 떠 있지만 태양이 너무 빛나고 있기 때문에 빛날 수가 없다. 이처럼 염소자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릎을 구부리고 내려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리더나 아버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염소자리다. 진정한 리더는 스스로 밤이 되어서 밤하늘의 별들이 빛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내려올 때를 알고 스스로 무릎을 굽혀 기꺼이 밤이 될 수 있는 리더, 이런 리더가 성숙한 염소자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염소자리를 ‘아버지의 별자리’, ‘스승의 별자리’, ‘공헌의 별자리’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