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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시즌2-6 후기. 화천대유 THE TA YU HEX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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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뇽 작성일21-07-02 23:27 조회8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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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2

 

화천대유 괘(THE TA YU HEXAGRAM)


영어주역 세미나를 하러 필동 언덕을 올라오는데 너무너무 더웠어요. 

정수리로 내리꽂히는 이글이글한 직사광선! 와우!

중간중간 종이 공장을 지나가는데, "와, 오늘 진짜 미친듯이 더운데?"하고

삼삼오오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속으로 '그러게요!'하는 맞장구를 마구마구 치면서~깨봉으로 들어왔습니다. 


상헌샘은 너무 더워 얼굴이 벌개지셔서 연신 부채질을 하시더니, 

중간에 에어컨을 키고 나서야 뿌듯한 얼굴로 "이제 좀 공부를 하겠네~"라고 하셨어요. 

ㅎㅎㅎ... 이제 더위를 핑계로 공부를 좀 미룰 수 있는(?) 계절, 여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영어주역 시즌2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고요. 시간이 너무너무 빠릅니다. 

곧 08월 초에 전체 방학을 할테고... 그 이후에 개강할 시즌3를 슬슬 준비해야 할 타이밍이에요. 

주역 상경 30괘조차도 끝내려면 아직 멀었죠. 지금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듯한데, 

남아있는 괘는 구만리 뱀처럼 한없이 늘어져있는 것 같으니 이것 또한 모순입니다. 

 

그저 지금 맞이하고 있는 시즌, 오늘 마주한 괘를 재밌게 영어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 끝과 완성이라는 단어는 저 멀리 제껴두고요~

어차피 우리가 맨 마지막에 만날 괘는 미완성의 미제 괘 아니겠습니까아~?


오늘 우리의 텍스트가 되어줄 괘는 바로 화천대유. 

정말 간단하고! 길good fortune하며! 행운이 그득그득한 괘입니다~


열 네번째 괘, 화천대유(THE TA YU HEXAGRAM)


대유는 말 그대로 大有, 크게/많이 가지다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Great Havings입니다. 이와 유사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요. 

prosperity, abundance, opulence 이렇게 줄줄이요. 모두 다 부유함, 흘러넘침, 충분함... 

wealth와 비슷한 단어들입니다. 


예전에 한창 토플 공부를 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이 단어들이 전부 필수 단어들이었어요. 

아주 쏠쏠히 건져갈 수 있을법한 중고급 수준의 단어들입니다~ ^.~


1. 초구효: no approach to what is injurious

무교해를 이렇게 번역했어요. 접근하는 것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해로운 것이 가까이 오지 않았다라고 봐도 되겠네요.  

어려울 간艱을 realization of the difficulty and danger of the position으로 해석한 것도 독특했어요. 

지천태 괘에서도 간정무구가 나오는데, 거기서도 realization이라고 말하죠. 

 

어렵게 여긴다는 것을 '(어려움이) 현실화되다, 실제로 이뤄지다' 혹은 '(어려움을) 인식하다'는

차원으로 말한 것이 좀 독특합니다. 


초효는 아직 어린 효죠. 더 연마해야 하고, 많이 수련해야 하는 효라서 

양효인 초구효는 많이 주의하고 경계할 것을 지침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유괘의 초효에서는 Let there be~라고 말하고,  

주석에서는 Let him do as directed 라고 말하면서

초구효가 자신의 방향대로 나아가게끔 하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아마 대유의 상황 속에서는 초효가 어떤 방향을 설정하든지 간에

error가 없다는 뜻인듯 합니다. 


2. 구이효: a large waggon with its load

대거이재, 커다란 수레에 짐이 가득 차있습니다. 

저번 시간에는 chariot을 봤던 것 같아서 chariot과 waggon(wagon)의 차이를 찾아보니

오, 꽤 다른 부분이 있네요. 바로 바퀴의 갯수입니다. 

 

chariot은 two wheels를 달고 말들이 끌던 고대의 교통 수단이고요, 

fast-moving이라고 쓰여진 걸 보니 두 개의 바퀴로 아주 간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때 쓴 모양입니다. 

wagon은 네 개의 바퀴로 움직여요. 이것은 빠르다기보다는 strong합니다. 

즉 짐을 안전하게 옮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수레인 셈입니다. 

말은 물론이고 황소도 끌었다고 하네요. used for carrying heavy loads~

정리해보면 chariot은 말들이 끌던, 두 개의 바퀴가 달린 빠른 속도의 마차 혹은 전차고요. 

wagon은 heavy loads를 운반할 때 쓰는, 조금 느리지만 튼튼한 사륜 수레입니다. 

 

이렇게 보니 대거이재의 이미지가 훨씬 더 잡히는 느낌이에요. 

크고 튼튼한 수레에 짐을 가득 싣고 가는 구이효, 

중中한 자리이니만큼 이미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죠. 有攸往!

짝인 육오효의 겸손함에 복종하면서 나아갑니다. 

in subordination to~. 중요한 숙어죠. '~에게 복종하여', 라는 뜻입니다. 

 

3. 구삼효: a feudal prince presenting his offerings 

구삼효는 공용형우천자, 천자에게 성대한 제사를 지내고 만찬을 엽니다. 

그러나 소인은 불극. 여기서는 A small man would be unequal이라고 말하네요. 

소인을 그럴만한 여력이 안 된다, 할 수 없다라는 뜻입니다. 

 

현숙샘께서 이 구절을 읽고 재밌는 말을 하셨어요. 

"나는 이 부분을 공부할 때마다, 소인이 오히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천자께 물심양면으로 갖다 바칠 것 같은데(?) 소인불극이라고 하니까 잘 이해가 안 가더라고.

근데 여기 영어를 보니까 소인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나와있는 것 같네."

 

그렇습니다~ 주석에 보면 소인은 having the place without the virtue라고 하거든요. 

이미 덕성을 잃은 자리에 놓여있어서, 소인이 돈을 바치고 안 바치고를 떠나서

그의 태도가 겸손하지 않는 것이 바로 불극이 됩니다. 

이와 반대로 구삼효의 태도는 humbly serve라고 해서 아주 겸손하게 육오효를 섬기거든요. 

즉, 재산을 누가 많이 베푸느냐를 떠나서, 어떤 태도로 오효를 따르느냐에 초점을 맞춘 거예요. 

 

여기서 현숙샘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저번 주에는 반쯤 풀린 쌍커풀에 두 눈이 전부 푹~ 잠겨서 비몽사몽 모드로 세미나에 임하시더니, 

오늘은 아주 쌩쌩발랄하게 참여하신 우리 현숙샘!

영어주역 시간 전에 뒹굴거리며 푹 쉬고 오셨다는데... 

앞으로 세미나 전에는 꼭 누워있다가 오기로 약속해요, 우리(?)

 

4. 구사효: keep his great resources under restraint

비기방의 주인공입니다. 구사효는 자신의 큰 자산을 절제하면서 킵해둡니다. 

그래서 구사효는 바로 위에 자리한 육오효에게 위협이 되거나 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육오효는 mild한 ruler이면서, 구사효와 가깝게 위치해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아랫자리에 있는 구사효가 자신의 강건한 파워를 뽐낼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그는 파워가 있지만 겸손함으로 육오효의 군주에게 순종합니다. 

 

under restraint라는 말도 조금 신기합니다. 

성대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풀이하는데 영어 효사에서는 '자기 통제 하에서'라는 말을 덧붙였어요. 

이 말은 앞에서도 종종 나왔던 것 같은데, 

겸손함이라는 행동을 하기 위해 꼭 restraint가 필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말은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재능을 최대치로 발현하기를 원한다라는 전제 하에서, 

겸손해야 한다면 자기 절제를 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금욕과 제압, 제한 같은 강한 제재의 뜻을 가진 restraint가 쓰인 듯한 느낌입니다. 

뭐, 좀 오바스러운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지만 한문 원문을 보더라도 under restraint의 의미는 찾기가 좀 어렵거든요. 

그저 구사효의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육오효를 섬기는 직분을 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소상전에서도 명변석야, 밝게 분별하는 지혜가 있다고 풀이하고 있어요. 

지혜로 분별하는 것과 절제를 하는 것은 조금 다른 뉘앙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그런데 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마음의 발로인가?

아니면 본성을 쳐서 다스려야 하는 문제인가?

 

아주 간단해보이지만 사실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관점도 들어가 있는 듯 해요. 

 

5. 육오효: reciprocated by that of all the others

reciprocate가 나왔습니다. 참 반가운 단어였어요. 

영어 단어 외우는데 죽어도 안 외워졌던... 그런 단어들 중에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만난 단어들은 또 기가 막히게 잘 외워집디다?

참 신기한 일이죠~ 많은 영어 지문을 읽으면서 이렇게 갑작스러운 즉석만남(!)을 

마구마구하고 싶네용

 

reciprocate은 쌍방이 응답하는 것입니다. 서로 아어이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야, 너두?" "응, 나두!" 뭐 이런 상황인 것이죠. 

육오효는 mild한 군주입니다. 그래서 바로 아래 장관급인 구사효를 비롯해

나머지 효들과 쌍방으로 소통하면서 사귀고 교류交합니다. 

여기에는 진실함이 있고요. 바로 "궐부교여"를 뜻합니다. 

 

그 다음이 참 재밌어요. 대유 괘의 육오효를 읽을 때마다 참 신선한 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위여威如, 그냥 한없이 부드러운 군주가 되서는 안되고요, 마땅히 군주의 직책에 걸맞는

위엄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면 길하죠. 

 

주석에서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딱딱 짚어내고 있어요. 

But a ruler must not be without an awe-inspiring majesty라고 쓰고 있거든요. 

awe-inspiring majesty, 이게 바로 경외로운, 위엄있는, 이런 뜻이에요. 

육오효가 명심해야 할 것은, 위엄있는 군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mild와 awe-inspiring이 동시에 공존하는 리더라...

정말 매력적인 군주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흠, 요즘에는 누가 이런 리더십을 갖고 있을까요?

 

6. 상구효: advantage in every respect

드디어 나왔네요. 대유 괘의 백미입니다. 자천우지, 길무불리. 

계사전에서도 한 번 더 튀어나오는 문장이죠. 

무불리, 불리할 것이 없다는 말은 advantage in every respect입니다. 

모든 면에서 이롭다는 뜻이네요. 이렇게 간결하게 표현될 수 있다니, 

한문에서 영어로 치환되는 순간 사뭇 달라지는 그 미묘한 느낌이 아주 재미집니다. 

 

Heaven gives its approval, 하늘조차도 기꺼이 허락하는 길함,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으려나요? 

 

길하고 무불리한 상구효를 마지막으로 대유괘를 크게 읽고 세미나를 끝냈습니다. 

 

이제 7월에 접어들었네요. 영어주역 시즌2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40여분의 시간을 영어주역 세미나에 쓴다는 것은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게 매주 쌓이다보면 또 모르죠?

영어주역이 각자의 공부길에서 어떤 가지치기를 해줄지!

 

벌써 열 네 번째 괘를 만나고 지나갑니다. 

열 다섯 번째 후기로 다음 주에 다시 뵈어요!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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