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들]에티카3부 후기 > 세미나

세미나

홈 > 세미나 > 세미나

스누피들]에티카3부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뭔지부족 작성일15-03-15 17:11 조회2,067회 댓글1건

본문

저는 처음부터 이 수업을 함께 못하고 에티카 3부 수업부터 듣게 되었는데요.
사실 철학가의 이름정도만 알고 수업에 임했는데 스피노자의 철학을 이해하기도, 그가 쓰는 단어에 익숙해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어쩌면 생각조차 심각하게 해보지 않고 당연하게만 여겼던 것들과 너무 다른 정의들은 많이도 생소했습니다.
 
 
 
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시작된 지금의 여정이 사실 저에게는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프랑스의 철학가들이 스피노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만으로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접하고 있습니다.
 
 
 
에티카 3부는 감정의 기원과 본성에 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습관적으로 데카르트 인식론적 시선을 갖는 사람은 많을 거라 생각하고 그래서 용기를 갖고 감정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1) 감정의 기원
 
그 전에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한 생각은 감정은 나를 휘두르는 변덕스러운 날씨 같은 것이다 였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이 감정조차 잘 조절을 못하는 자신에 대해 심판적 시선으로 바라보기가 일쑤였습니다. 감정의 근원과 그 힘을 제대로 몰랐던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는 감정을 신체의 변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 상태에 따라 신체도 활동능력이 달라짐을 우리도 느끼거든요. 심한 경우엔 아프기까지 하구요. 그렇다면 감정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듯합니다.
 
감정은 어느 경우엔 타당해서 우리가 그것을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어느 경우는 타당하지 못해 수동적으로 이해되고 곧 작용을 받게 되고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능동과 수동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내가 작용을 받지 않으려고 의지를 갖는다고 작용을 안 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정신은 신안에서 타당하지 못한 관념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그만큼 수동적이 됩니다. 여기서 완벽하게 타당한 것만이 있을 수는 절대 없습니다. 단지 어느 것이 더 많이 있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제까지 감정을 나를 조정하는 수동적인 걸로만 보고 나쁜 감정은 완벽히 없애야 하는 걸로만 생각했다면 그 감정의 기원이 타당한 관념에서 온 것지를 먼저 살펴보아야겠다는 결론과 그런 사유의 힘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2) 정신의 결의, 충동
 
우리는 자신의 행동은 의식하고는 있지만 자신이 그런 행동들을 하게끔 결정한 원인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단지 모든 행동이 자신의 정신적 결의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신적 결의는 단지 충동에 불과하고 신체의 상태가 변함에 따라 정신적 결의는 달라진다고 스피노자는 말합니다. 결국 인간은 타당한 관념에 의해서든 타당하지 못한 관념에 의해서든 자신의 감정에 근거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신의 결의와 신체의 결정은 본성상 동시에 존재하며 동일한 것으로 스피노자는 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참 인상적입니다. 정신의 결의에 의해 나의 신체 행동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행동의 기원, 감정의 기원을 다시 생각하게끔 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정신의 결의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사물의 관념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와, 타당하지 않은 관념에서도 나올 수 있는 표상체계의 착각이라는 말은 저에게 자극적인 힘이 되었습니다.
 
3)욕망의 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직업적인 과제를 수행하기도 하고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들도 하며 수많은 행위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행위들의 근원에는 우리를 끈질기게 지속시키려는 노력, 곧 욕망이 있음을 스피노자에게서 배웠습니다. 너무도 숭고하게 들리는 코나투스라는 단어 속에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행위와 감정에 자꾸 비판과 힐책만을 가했던 자신이 잘못이었음을 배웠습니다. 욕망은 인간의 본질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에 따라 감정이 달라졌던 거였습니다. 나의 감정 속에서 나의 욕망을 읽어야했습니다.
그 외 여러 감정들의 기원을 배웠습니다. 나의 안에서 생긴 것들로 착각했던 것이 실재로는 외부의 관념들을 수반하는 감정들이었음도 알았습니다.
 
앞으로 읽을 4, 5부 역시 아직은 저의 역량에 버거운 내용들이지만 천천히 따라가겠습니다.
 
 
 
댓글목록

송씨님의 댓글

송씨 작성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제하시는 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이 스피노자와 에티카를 어떻게 만나시고 계실까 궁금했었는데, 새로 오신 샘들의 발제 덕에 그 새 익숙해진 것들이 다시 새롭게 보였어요. 용기있게 발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