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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주역스쿨 6주차 후기입니다 -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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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개심 작성일24-03-27 21:43 조회126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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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한 학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교재 읽으랴, 주역괘 외우랴, 발제하라, 에세이 쓰랴 공사 다 망하실 위기상황에서 힘겹게 노력하고 계시는 학인 분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늘 그랬듯 공부의 열기로 가득했던 3/23(토)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공부는 언제나처럼 성준샘의 리드에 따라 힘차게 계사전을 낭송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주역시간에는 師卦, 比卦, 小畜卦 등 3개 괘를 공부했습니다. 이들 3개 괘의 공통점은 여섯 효중 양효 또는 음괘가 하나이고 나머지 5개 효는 모두 반대효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하나밖에 없는 효들이 각 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수의 효가 괘의 상황을 주도한다는 주역의 문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소성괘에서 양효가 1개인 경우, 놓인 위치에 따라 장남(진괘), 중남(감괘), 소남(간괘)의 의미가 있고, 음효가 1개인 경우도 놓인 위치에 따라 장녀(손괘), 중녀(離卦), 소녀(택괘)의 의미가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師卦는 육오효의 군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王三錫命) 강한 구이효가 재능(丈人)과 올바름(貞)의 덕을 갖추고(貞) 괘 전체의 상황을 주도합니다. 초육효는 리더십의 기초, 공동체의 기초로 규율을 제시합니다. 각각의 구성원이 전체의 규율을 수용하지 않으면(否臧) 그 공동체는 망합니다. 규율을 수용한다는 건 달리 말하면 전체 규율을 내 것으로 만들어 실천하는 것입니다.  ‘흔적을 남기지 말자’, ‘약속을 지키자’는 감이당의 규율도 구성원들이 자신의 행동규칙으로 받아들여야 효과가 있습니다. 師卦의 중심효인 구이효는 유일한 양효로 굳센 자질을 가졌고 가운데 자리에 위치하여 정중을 획득한 장수입니다. 2효는 가운데 자리지만 음의 자리입니다. 문제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구이효가 전체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양효가 가진 굳셈[剛]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효라는 음의 자리는 구이효에게 음의 자질인 부드러움, 포용력이라는 덕성을 갖추게 해 줍니다. 이로써 구이효는 전체 상황을 이끌어 가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처럼 주역에서는 바른 자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육오효는 군주가 전권을 제대로 주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나서서 간섭할 경우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룰 수 있는지 경계합니다. 전쟁 때는 누구나 공을 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런 야망, 야심이 전쟁을 망칠 수 있다고 주역은 경계합니다. 상육효는 전쟁이 끝나고 난 후 가장 큰 문제인 논공행상을 다룹니다. 공을 세운 小人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에 대한 주역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소인에게 포상은 하되 개국승가를 하지 못하게 하라, 달리 말하면 땅을 주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땅의 문제는 단순히 토지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그 땅에서 제후와 대부의 통치를 받아야 하는 백성들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인에게 영토를 주면 그 땅에 사는 백성들이 고통받고 군자에게 영토를 주면 그 땅에 사는 백성들이 편안해집니다. 백성들에 대한 성현의 깊은 사랑이 느껴집니다.

   진숙샘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해 왔는데 사괘에서 보여주는 군자의 올곧음, 즉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고 경쟁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동안 잘 살아왔구나 안도감을 느끼셨고 이러한 부드러움의 덕을 스스로에게도 사용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도 감싸 안고 자신의 내면을 윤택하게 하겠다고 마음을 다지셨습니다. 진이샘은 소변채취가 힘겨운 치매환자를 소홀히 대하고 이를 개선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는 큰 병원과 맞서 싸우셔서 병원의 개선 조치를 이끌어내셨죠. 정당하고 의로운 싸움이었기에 지더라고 후회가 없다고 마음을 다질 수 있었고,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했지만 싸움을 지탱할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사괘에서 말하는 허물이 없는 올바름(貞)이 바로 이런 것이죠.

 

   比卦는 참 좋은 효라는 느낌이 듭니다. 괘사부터 효사까지 吉한 결과가 많습니다. 우선 유일한 양효인 구오효는 백성들의 따름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 보여줍니다. 그 방법은 오려고 하는 사람은 받아들이고 끝까지 안 오는 사람은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왕이 사냥 갈 때 미리 세 방향은 막아 두고 나머지 한 방향은 사냥감이 도망칠 수 있도록 터주는 것에 비유합니다(王用三驅 失前禽). 이러한 왕의 관대함을 아는 백성들은 왕을 두려워하지 않고 따릅니다(邑人不誡). 이런 백성 중의 하나가 초육효입니다. 주변환경을 탓하지 않고 진실하게 자신의 그릇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모습(盈缶)이 나옵니다. 초육스럽지 않은 묵직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 상육효의 태도는 문제가 있지요. 효사의 ‘无首’는 머리가 되는 사람, 즉 구오효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한때 자신보다 못났거나 아랫 자리에 있던 사람이라도 현재 자신보다 뛰어나면 리더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왕년 생각은 얼른 버려야 합니다.  

  발제를 해 주신 서나샘도 초육효를 콕 집어 주셨죠. ‘질그릇’을 작지만 소중한 존재, 그리고 사심없이 자기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충실히 하는 성실함에 비유해 주셨습니다. 4년째 줌을 이용해서 온라인 영어공부를 하고 계시는데 롱런의 비결이 바로 비괘 초육효의 질그릇처럼 소박하지만 성실한 마음 덕이라고 하셨습니다.

 

  소축괘의 ‘小’는 물론 양적으로 작다는 의미가 있지만 여기에 추가해서 내적인 부분이라는 의미로 생각해 보자고 하셨지요. 마찬가지로 ‘大’라는 것도 양적으로 크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령 발산, 정복 등 외부로 확장하는 기세와 같이 외적인 부분의 의미도 강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小畜’은 작게 축적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내면적 축적’이라는 의미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소축괘의 육사효는 위로 뻗어 나가는 양들을 제지합니다. 왜 제지할까요? 왜 멈추게 할까요? 내면적 축적을 하기 위한 것이죠.

   경아샘은 드디어 水의 괘들을 벗어나서 바람의 괘가 나오니 시원하다고 하셨고 늘 양효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음효가 다섯 개의 양효를 거느리는 주도효로 등장하는 반전도 즐거워하셨습니다. 괘사중 ‘구름이 잔뜩 끼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密雲不雨)’ 모습을 보면서 공부의 조건은 좋아졌는데 뚜렷하게 진전이 없어 보이는 공부의 어려움도 이야기하셨죠. 엄청 공감합니다. 소나기를 기다리는 동지가 하나 더 늘어 반갑습니다~~

 

동의보감 시간에는 모두 시험 잘 보셨나요? 머릿속에도 입안에도 도무지 착착 달라붙지 않는 용어들이 힘겹습니다. 이번에 다룬 부분은 언어, 진액, 담음, 오장육부입니다. 

 

언어, 즉 말이 잘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오장육부의 상태, 경맥의 연결, 상한(추위), 혈의 부족, 그날의 운기/일진 등등과 관계가 있습니다. 한편, 말은 양기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양기가 왕성할 때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누워있을 때, 산책할 때, 밤중에, 밥 먹을 때는 말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샘께서는 ‘질병공부가 아니라 연결을 보러 왔다’는 말씀이 계속 머리에 맴맴 돕니다. 자연과 연결된 내 몸의 풍경을 공부하러 왔는데 ‘언어’라는 제목을 보고 ‘언어’도 병인가 생각하는 자신을 반성했다고 하셨습니다. 한편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사람은 미친 사람이 아니라 오장의 기운이 조화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겠다, 낭송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양생술이라는 말씀도 재밌었습니다.

 

진액, 담음은 연결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액은 우리 몸의 수분을 총칭합니다. 물은 흘러야 좋습니다. 그런데 잘 흐르지 못하면 그것을 ‘담음’이라고 합니다. 진액의 흐름은 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진액 중 혈액은 맥을 통해 흐르며 영기가 흐름을 이끕니다. 맥 바깥을 도는 진액은 위기가 이끌고 다닙니다. 진액중 대표적인 것이 땀인데요. 땀이 나는 이유는 생리현상이기도 하고 병증일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하거나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 땀이 나는 것은 생리현상입니다. 그런데 동의보감에 보면 ‘心이 동하면 땀이 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병증입니다. 병증인 경우도 위기(양기)가 허한 경우와 음기가 허한 경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위기는 추울 때 주리를 닫고 더울 때 주리는 여는 등 주리의 개합작용을 담당하는데요, 위기가 허하면 주리의 개합작용에 장애가 생겨 땀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자한이 그 사례입니다. 한편 잠을 잘 때 땀이 나오는 도한은 음기가 허한 것이 원인입니다. 잠을 잘 때는 음기가 왕성할 때라 땀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기가 허하면 화기가 강해져 잘 때도 땀이 나게 됩니다.

 

진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아 생기는 담음은 열 가지 병의 원인중 아홉이 담음이라 할 만큼 그 원인이 다양하고 담음으로 인한 증세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온 몸에 두루두루 그 병증이 나타납니다. 음식을 지나치게 먹는 것, 물을 지나치게 먹는 것도 원인이 됩니다. 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적정 물섭취량이 1.8리터라고 하는데 동양의학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물이라도 찬물, 더운 물이 다릅니다. 찬물을 먹고 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감정, 기억은 물론 심지어 가구배치까지 담음이 생기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모든 잉여는 담음을 만듭니다.

담음을 없애려면 막히지 않도록 흘려보내야 합니다. 감정도 기억도 흘러 보내야 합니다. 물질의 잉여도 나눔을 통해서 흘러 보내야 합니다. 생명 자체가 뭉침의 결과니 담음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흘러 보내는 방법을 알아아지요. 흘러 보내려면 막힘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막힘에 대한 해석의 틀이 필요합니다. 주역, 음양오행 등등이 다 그런 해석의 틀을 제공합니다. 진정한 배움은 ‘체득’입니다. 그저 머리로 아는 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 배운 것을 직접 써 봐서 체화시켜야 합니다. 복희씨께서 요즘 배우고 계신 바둑을 예로 드셨는데요. 굉장히 오묘한 말이라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머릿속 셈만으로는 수가 늘지 않는다, 자기가 직접 바둑돌을 내려 놓아야 수를 파악하게 되고 바둑을 잘 두게 된다 정도로 감 잡았습니다. 여하튼 배웠으면 하나라도 써먹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반복되는 문제 중 하나라도 정해서 혈자리를 확인하고 침도 놔보고 하는 등 실천을 해야 자기 것이 된다는 것이지요.

경은샘께서 말씀하신 대장 trouble은 물론 ‘문이 잠길 것 같은’, ‘죽을 것 같은’ 불안감/공포감까지 느끼게 한 수분결핍 경험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에 빠져 살다 보면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여정샘의 식담도 신기했습니다. 먹은 게 몸 속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허리가 아플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허리가 아파 침을 맞고도 움직이지 못하던 허리를 복부에 뜸을 들이니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도.

 

마지막 부분은 정기신의 활동무대인 오장육부입니다. 정기신이 인체운용의 전체적 원리라면 정기신이 활동하는 구체적 장소가 오장육부입니다. 오장은 감출 장, 저장을 담당합니다. 저장은 음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라는 숫자는 양의 숫자지요. 육부는 내보내는 기운으로 양적인 것입니다. 육은 음의 숫자이고요. 음양을 조화시켜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항지부라는 새로운 용어가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신체는 오장, 육부, 기항지부 이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장육부 17목에는 오묘한 이치가 나오는데 자세히 읽고 다음 시간에 의견을 나눠보자고 하셨습니다.

희수샘의 궁금증은 아직 안풀렸죠? 하루시간을 5등분해서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는 말이 저도 통 이해가 안 갔습니다. 담 시간에 꼭 질문을 해야겠어요.

 

  이렇게 6주차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핵심과 요점 위주로 내용을 줄여보려고 마음먹었는데 잘 안되네요. 공부 부족 때문이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복습을 위한 자료 정도로 활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댓글목록

동방명주짱님의 댓글

동방명주짱 작성일

고맙습니다. 저희도 곧 후기 써야 할텐데... 간추리는 거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해보겠습니다. 그냥 해보는 거죠. 제 능력만큼.

안성옥님의 댓글

안성옥 작성일

처음으로 참여하는 초보 입장에서 후기 내용이 너무 길어 당황. 이또한 고마운 마음으로 채워 나가는 시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김경아님의 댓글

김경아 작성일

발표자였던 제가 산만하게 발표했던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간략히 잘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담음을 없애려면 막히지 않도록 흘려보내야 한다는 내용이 참 좋습니다~!! 태희샘의 정성이 가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윤여정님의 댓글

윤여정 작성일

태희쌤!! 후기를 읽으면서 쌤만의조용하면서도 강한 힘을 갖는 정리력과 함께 현장의 발제자들과의 공감력을 많이 느꼈습니다. 차분하면서도 공부의 힘이 느껴지는 내공!! 많은 부분을 배우게 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서나님의 댓글

서나 작성일

이렇게 흐름을 따라 요점을 꼭 짚어 주시니, 수업시간에 들었던 내용이 다시 리마인드 되어
기억이 새로워지네요~~!!
후기 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