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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토요주역스쿨 3학기 4주차(8/19)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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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경호 작성일23-08-20 09:40 조회23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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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19일 토요일, 3학기 4주차,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한주는 여름방학, 또 한주는 Zoom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 관계로 3주만에 감이당 오프라인 수업이 재개되었는데, 여전히 덥다. 아직 하계 휴가시즌이 끝나지 않아서 그런지, 유난히 결석자도 많았다. 여전히 덥긴 했지만, 충무로역에서 감이당 가는 발걸음은 주역 공부와 만남의 설레임으로 가볍고, 상쾌했다. 감이당에 도착하니, 1조 김영자쌤과 한인서쌤께서 수박과 떡 간식을 준비하고 계셨고, 수박 덕분에 시원하게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1교시는 안상헌 담임쌤의 설괘전 강의와 학인 3명(한인서쌤, 민미숙쌤, 김태희쌤)의 빌헬름 주역강의 발제로 진행됐다. 매학기 1교시에 배우고 있는 '계사전'은 주역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면, 설괘전은 소성괘 8괘(乾,兌,離,震,巽,坎,艮,坤)에 집중하여 8괘가 품고 있는 각각의 특징과 다양한 의미, 방위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우리가 주역 64괘의 괘상을 보고 그 괘의 의미를 파악하려 할 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재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설괘전'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빌헬름 주역강의 7,8,9장 에 대한 학인들의 미니렉쳐가 있었다. '빌헬름 주역강의' 는 1800년대 후반 독일인 선교사 리하르트 빌헬름이 선교활동을 위해 중국에 가서 20년동안 살면서 공부했던 '역경'을 독일로 돌아가 서양인들에게 소개한 주역강의를 엮어서 1924년 독일어로 발행한 책이다. 우리가 교재로 선택한 '빌헬름 주역강의' 는 독일어로 발행한 책을 영어로, 다시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주역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해석으로 소논문 형태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한두개 괘를 엮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발제하는 학인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분명히 한글로 번역된 책인데, 한번에 잘 읽히지 않는다, 두번세번 읽어도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책 곳곳에 주옥같은 말들은 많이 있다 였다. 나또한 3학기에는 2교시 정이천 주역 공부보다 빌헬름 주역강의 책읽기와 학인들 발제 듣는게 더 재밌었다. 그런데 한주동안 공부할 책분량이 너무 많아서 발제자가 아니면 깊게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고, 그래서 그런지 4주만에 빌헬름을 떠나 보내 드려야 한다는 게 왠지 아쉬웠다. 정이천 주역을 공부하면서도 틈틈히 계속 관심을 갖고 재독, 삼독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매 대목마다 빌헬름은 서양사람들이 주역에서 말하고자 하는 느낌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괴테의 소설과 시를 소환해서 비유를 들고 있었는데, 나또한 주역의 느낌을 다각도로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 '괴테의 파우스트' 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상헌 담임쌤도 빌헬름 처럼 주역 괘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으로, 깊게 공부해 보고, 소논문 형태로 글을 써보라고 주문하시면서 모든 학인들에게 장기 과제로 숙제를 내주셨다. 

  2교시는 정이천 주역 서른한번째 택산함과 서른세번째 천산둔 괘를 김주란쌤과 공부했고, 학인 2명(이나결쌤, 한인서쌤)이 발제해 주셨다. 먼저 서른한번째 괘 '택산함' 은 정이천 주역에서 '감응, 자극과 반응' 이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주란쌤은 괘상을 보면, 산이 연못을 품고 있는 모습으로 서로 자기 자리를 내주면서 상호 교류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이 느낌을 잘 전달해 주는 키워드로 나에게는 두개가 다가 왔는데, 첫번째는 대상전 허수인(虛受人)으로, 나를 비워서 타인을 받아들인다는 표현이 의미적으로 이 괘의 행동강령으로 직접적으로 다가왔고, 두번째는 구오효 함기매(咸其脢)로, 등에서 감응한다는 의미인데, 등은 감각기관이 없어 '나' 라는 Ego를 버리고 전체적으로 감응하게 되는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택산함괘의 의미를 좀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주란쌤은 신체일부를 비유해 비슷한 라임을 갖추고 있는 중산간 괘와 택산함 괘를 비교하면서 공부해 보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다음 서른세번째 괘 천산둔은 정이천 주역에서는 '은둔, 물러남' 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괘상으로 보면, 아래 두개 음효가 자라 올라오는 모습으로 소인이 득세하는 형국이니 군자는 기미를 파악하여 때를 알고 능동적으로 물러나는 형국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이 괘를 발제하신 한인서쌤은 괘사의 소리정(小利貞)의 소(小)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어려웠다고 말씀하셨는데, 주란쌤은 어차피 대세는 바뀔 수 없는 형국이니, 군자는 그 때를 알아차리고 조금이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하는게 이롭다 로 해석하면 어떨까 답변을 주셨다. (주란쌤의 답변을 제가 제대로 정리한건 지 잘 모르겠네요...ㅋ) 이 천산둔 괘는 괘사부터 대상전, 효사까지 많은 이야기 꺼리를 던져 주었고, 마지막 주란쌤께서 멘트로 천산둔 괘를 공부하면서 '생사를 뛰어넘어 멋있게 물러난다는 게 무엇인지' 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라는 메세지가 내 가슴속에 꽂혔고, 내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지 고민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천산둔 괘는 조별토론때도 대부분 학인들에게 많은 이야기 꺼리를 제공해 주었는데, 첫번째는 대상전에 나오는 원소인, 불오이엄(遠小人, 不惡而嚴)의 의미가 소인을 멀리하면서도 증오하지 않고, 엄숙하게 대하라는 상황이 우리 현실에서 과연 가능하긴 한 상황일까? 각자의 사례를 가지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또한, 천산둔 효사에 나오는 호둔(好遯) 가둔(嘉遯), 비둔(肥遯)을 얘기하면서 본인의 처지가 어디에 해당되는 지도 얘기를 재밌게 나누었다. 

  역시 감이당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사람과 교감하면서 공부하는게 최선이라는 경험을 느끼게 해준 한주였다. 벌써 다음주가 기대된다. 뺨에 스치는 찬바람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 빨리 오길 기다리며, 3학기 4주차 후기를 마무리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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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헌미님의 댓글

오헌미 작성일

우왓!!!
거침없이 직진이신  경호샘~
부지런하십니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