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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7일 일요주역 3주차 수업후기_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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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윤희 작성일22-02-28 15:27 조회676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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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좌는 주역과 니체 읽기로 구성된 수업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오전에는 고대 동양철학의 진수를 배움으로써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오후에는 니체라는 현대철학자의 글을 통해 철학하는 연습과, 인간사회의 구조와 편견에 맞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는 배움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공부방법도 익숙하지 않고, 매주 배우는 내용도 생소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지금 느끼는 어색함과 서툼들은 시간이 가면서 좋아질 것이다. 

다행히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이 너무너무 좋으시고, 

수업코디네이터인 지형샘도 자신의 역할을 너무 잘 해주고 있다. 

함께 공부하는 분들도 이제는 친해져서 서로 정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수업에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만 중요하게 여겼는데, 

이제는 함께 해나가는 수업동료들이 잘 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들을 위해서 나도 열심히 해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발제도 잘해나가고 싶다. 

 

자그마치 1년 동안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게 되니 

정말 형제자매보다 더 큰 인연으로 만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소중하다. 

 

이번 주 주역은, 수천 수, 천수 송 두 괘를 공부하였다. 

수천 수괘는 기다림의 괘이다. 

아직 준비가 부족하고,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 처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때에는 섣불리 나서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힘을 기르면서 때가 차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였다. 

조별 토론 시간에 과거의 내 경험을 말하면서 

미리 이 괘를 접하였다면 그렇게 맘고생하면서 힘들었던 고통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선생님들 또한 살아오면서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얻었던 경험들이 유사하였다. 

정말 64괘의 경우가 현대사회에도 딱 들어맞는구나 하는 감탄을 다시한번 하였다. 

수천 수의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며(有孚), 

꾸준히 올바르게 정진하게 되면(貞吉) 큰 강을 건너는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하니(利涉大川), 

기다림의 때가 힘들기만 한 시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일이 잘 안 풀리는 시기가 있지만 

그 시기를 활용하여 더 큰 역량을 쌓아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내 마음속에 생기는 것 같았다. 

 

천수 송괘는 다툼이 생기는 상황의 괘이다. 

흔히 송사라고 부르는 법적 분쟁도 이 괘의 한 경우이다. 

토론 시간에 작년까지 지지부진하게 끌던 남편의 송사 예기를 하였더니, 

다른 선생님들도 비슷한 경험들을 말씀해주었다. 

나만 겪는 문제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송사는 사람 사는 곳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면서, 

한편으로 위로(?)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다툼은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게 하는 불쾌한 사건이지만, 

우리가 흔히 겪는 일이기 때문에 그때마다 천수 송괘의 지혜가 있다면 

스트레스 받아서 암 걸리는 확률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유용한 괘라는 생각이다. 

 

담주부터는 담임선생님께서 주역 괘 암송을 은근슬쩍 주문하셨다. 

시험을 보자시는데 정말 자신이 없다. 

한자가 문제인데, 기계적으로 막 외우는 것에 정말 재능이 없다. 

그치만 하는 데까지 한번 해보는 거다. 

한자실력이 없어서 쉽게쉽게 쓸 수 있는 경지가 아직 안 왔으니(需) 

그때를 기다리며 한 자 한 자 써보길 정진하는 수밖에(貞吉). 

그러한 과정에서 내 내면의 귀차니즘과, 잘 하고싶다는 관종의 자아가 싸움을 벌이겠지(訟)? 

그러나 싸움은 짧게 끝내고(不永所事), 소박한 마음으로(三百戶) 낮은 단계에서부터 연습해나가면(貞厲) 

어느새 태희샘만큼 한자를 잘 쓰는 때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吉) 희망해본다. 

 

이번 주 니체 수업에서는 본격적으로 책 내용을 다루기 시작하였다. 

처음 발제를 맡게 되어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좀 더 전달력 있는 발제가 될까 고민했지만 다 소용이 없었다. 

끝까지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내용을 읽고 끄적거려 놓은 그 상태대로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부끄부끄). 

내용에 대해 몇 마디 쓰고 싶긴 하지만 내용이 잘 정리되지 않아 

니체 수업내용에 대한 언급은 수업을 좀 더 들어보고 나서 다음 후기로 미루려 한다. 

비록 완성도 없이 발제와 발표가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뒷정리 해주시는 상헌샘 덕분에 함께 유익한 시간이 된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니체를 노크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열심히 나머지부분도 잘 읽어보고 싶다. 뭔지 모르지만 뿌듯한 느낌도 있고, 재미도 있는 것 같고. 

 

나처럼 철학을 잘 모르고 이 수업을 접한 사람들은 철학에 대한 입장이 별로 없다(아직 발견을 못하였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철학적 입장에 대해 뚜렷한 선을 가진 분들도 있는 것 같아 한 편으로 부럽기도 하였다. 

다들 자신의 개성대로 공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를 먼저 접하신 선각자의 길을 한 번 따라가 보다 보면 그분들이 하는 말이 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시간이 올지 모르지만. 

요즘 학과장 일을 맡아 너무 바쁜데, 시간적 여유도 없고. 내가 공부하겠다고 등록해놓고선... 

그래서 누구한테 불평할 수도 없다. 

자업자득, 내가 뿌린 씨앗은 내가 거둬야지 하면서 꾸역꾸역 해보련다. 

 

2022. 2. 28. 박윤희

 

 

댓글목록

개심님의 댓글

개심 작성일

와... 꼼꼼한 정리 감사드립니다. 문단을 나눠 주셔서 읽기 편했습니다. 니체는 저도 엄청 고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바뀌면 니체가 읽히기 시작한다는 담임선생님 말씀이 아직 실감이 안 나기도 하구요. 같이 열심히 따라가 보시지요.

오헌미님의 댓글

오헌미 작성일

우왕~
역쉬 윤희샘 부지런함은 알아봤다니까요^^
게으른 저는 윤희샘보구 많이 배웁니다
윤희샘 옆에 있으면 생기발랄해져서 좋아요~

박윤희님의 댓글

박윤희 작성일

문단을 나누어 구분하였는데, 모두 섞여버려서 읽기가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댓글 올리는 과정이 아직 익숙하지 않네요, 죄송합니다~

감이당님의 댓글

감이당 댓글의 댓글 작성일

박윤희 선생님,
후기 참 재미있네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재밌게 읽으시라고
선생님이 나누었을 것 같은 문단을 추측하여^^
제가 나누어 보았습니다.
글자 크기도 15로 키웠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