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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2주차 들뢰즈 강독(후반부) 정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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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늘NowHere 작성일22-03-03 09:36 조회3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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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강독 중 뒷부분(p29~31) 정리문입니다. 

아래 글과 첨부 파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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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랭귀지 스쿨 /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강독_2회차 / 정리문 / 220225 / !~

 

 

플라톤주의를 뒤집다(환영들)강독(일부) 정리_p29~31

#이데아 #환영 #선별 #가짜 #분유 #주체객체 #차이생성

 

가짜를 선별하여 쫓아내다

 

플라톤에게 있어 분유한다는 것은 최선의 경우가 이차적인 것 속에서 소유함을 말한다.”(p29)

 

이차적인 것 속최선이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이데아는 1차적이지만 최선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데아는 경험 세계에 없으므로 현실 속 우리에게 최선일 수 없다. 또한 환영은 사본과는 격이 다른, 많이 격하된 거짓이다. 따라서 이데아를 모사한 사본들이 최선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유를 나누고 그 아래 수직적(수목형)으로 종들을 하나씩 나누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니다. 플라톤은 사본들 속에 섞여 있는 가짜를 솎아내어 선별하고 있다. 결국 맨 뒤 희미하게 뒤처져 있는 거짓 환영을 선별하는 이데아론 구성의 동기가 드러나고 있다.

 

이데아 속성을 분유한다는 것

 

플라톤은 분유 불가자, 분유되는 자, 분유하는 자 이 셋으로 삼자론을 펼쳤다. 본문에서 삼자론의 두 가지 사례를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버지, , 구혼자 사례이다. 아버지(분유 불가자)가 딸(분유되는 자)의 배필(분유하는 자)을 찾기 위한 시험(오디션)의 사례이다.(주1) 아버지와 딸의 유전적 관계와는 속성이 달라지는 딸과 사위의 관계간 의미일 수 있다. 정신분석적 의미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들뢰즈는 본 논문에서 상세 설명을 생략한다.

 

(주1) "원리가 분유자, 이차적 소유자, 다시 말해서 근거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던 지망자에게 분유할 어떤 것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아버지, , 구혼자가 있다.”(차이와 반복(p157. 질 들뢰즈. 김상환번역. 민음사)

 

분유한다는 것은 하나의 이데아를 조각 조각 분할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조각내어 손상되거나 변질된 이데아를 분유한다는 뜻이 아니다. 차등적으로 계속해서 격하를 세분화하지만 이데아의 질(속성)이 변하지는 않는다.

 

이때 마지막에 해당하는 환영과 위조물에게는 다음과 같은 저주가 내려진다. 환영과 위조물은 거짓된 주장자의 그릇된 힘을 구현하나니”(p30)

 

삼자론의 두 번째 사례는 정의에 대한 분유이다. 정의 그 자체는 이데아이며 분유 불가하다. 정의의 속성 또는 질은 분유되는 자로 놓인다. 그리고 정의의 속성()을 받게 되는 분유하는 자가 있다. 분유하는 자는 정의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정의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정의로운 자이다. 반면 정의의 이데아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 있다. 이것은 결국 거짓으로 선별되어 저주 받는 환영이 된다.

 

이데아는 여러 근거들의 다양한 사본들이 어울어진 다질적 세계를 보여주는 철학이다. 그리스도교는 플라톤주의를 계승하면서 이데아를 절대 유일신에 적용했다. 그러나 플라톤의 다질적 세계의 근거(이데아)가 신 아래 동질적 세계로 교리화 되었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도교의 절대 유일신은 더 이상 ‘1근거가 아닌 ‘0가 된다. 이것은 근대 철학에 이르러 그리스도교적 이데아론에 대한 비판 테마이기도 했다.

 

환영과 위조물은 거짓된 주장자의 그릇된 힘이라는 표현 속에는 민주주의(democracy)를 비판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서양 철학사에서 대중은 거의 예외 없이 부정적 의미의 우매한 민중으로 사용되어 왔다.(주2) 이러한 부정적 의미의 대중 긍정의 의미로 뒤집은 사람은 스피노자였다.(주3) 현대 철학에 와서는 부정이나 긍정이 아닌 가치 중립적으로 사용한다. 철학자 네그리가 멀티튜드’(multitude), 들뢰즈는 다양체’(multiplicity)로 발전시켜 세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주2) democracy대중이라는 demos와 통치라는 kratos가 합쳐진 단어. 라틴어의 대중vulgus에도 변덕스러운 군중들(mobile vulgus), 중우(衆愚)의 의미를 담고 있음. 대중은 multitudo라는 단어로 사용되기 함.

(주3) 『정치론스피노자, 1677

 

와해되는 근거

 

소피스테스에서.... 역설적이게도 정의로운 주장자를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그 모습 그대로의 거짓된 주장자를 몰아세우기 위해... 환영의 존재를 정의....(p31)

 

소피스테스에서 소크라테스는 동일철학을 주장한 학파에서 온 방문객과 소피스트에 대한 문답을 주고받는다. 소피스트는 사냥하는 사람,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사람 등 여러 속성으로 표현된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를 신화 속 신적인 것에서 근거를 가져와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신화 속 괴물인 켄타우로스, 프로테우스로 소피스트를 솎아낸다. 소크라테스는 원리적이고 깔끔하게 정돈된 세계가 아닌 그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소피스트를 보게 된다. 이들의 대화는 더이상 근거세움이 작동하지 않는다. 근거 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 괴물, ‘환영과 마주친 것이다.

 

소피스트를 향한 소크라테스의 비판을 통해 소피스테스의 저자 플라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플라톤의 열정은 정의롭게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레닌과 같은 혁명적 이미지와도 겹친다. 사익을 추구하며 근거 없이떠들어대는 소피스트와 맞서 싸우다 억울하게 죽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이미지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소피스트들에 대한 플라톤의 선별은 근거 와해된 논리가 되고 있다.

 

왜 이데아 철학을 뒤집나

 

들뢰즈는 서양 주류 철학사를 뒤집어 새로운 철학사를 쓰고 있다. 왜냐하면 근대와 현대를 지나며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례 중 노예 제도를 보자. 농장 주인은 신(이데아)로부터 분유된 최선의 사본이며, 하나님의 자녀이다. 그러나 노예들은 분유받지 못한 짐승(환영, 괴물)이 된다. 타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러한 이데아 사상은 윤리학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국주의 사례도 있다. 국가간 타자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국을 이데아에 근거한 주체로, 타국을 식민지로 격하시켜 지배하게 된다. 또한 기계론적 세계관도 본질주의적 이데아 사상에 근거한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의식과 외연(물질)을 날카롭게 분리하였다. 그리고 인간 이외 외연들을 인간이 지배하는 기계들로 전락시켜 버렸다. 이러한 철학적 문제점은 1,2차 세계대전의 극단으로 치닫으며 인류 멸망의 직전까지 온다. 스피노자, 니체, 베르그송, 들뢰즈 등의 차이(생성)의 철학은 주체적, 본질주의적 서구 철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현대의 차이(생성)의 철학은 동양 사상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상(我相)이나 자성(自性)이 공()하다는 불교 사상이다. 움직이지 않는 본질은 없고 생성만이 있다는 불교 그리고 다른 많은 동양 사상들과의 비교점들이 많이 있다. 프랑수와 줄리앙의 사물의 성향에서도 서구의 주체, 객체의 이분법적 사유가 2천년이 지난 현대에 와서 일원론적 사고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기술한다. 그러나 차이철학을 동양 사유에 포섭시키거나, 어정쩡하게 절충하는 것은 또다른 기계론적 방식이 될 위험이 있다.

 

들뢰즈는 소피스테스후반부에서 이데아주의를 근거없음으로 뒤집는듯한 플라톤 스스로의 고민을 알아챈다. 그리고 플라톤 자신이 플라톤주의를 뒤집은 최초의 인물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들뢰즈는 서양 철학사의 원전들을 면밀히 검토하며 새로운 철학 계보를 잇는다. 우리는 동양, 서양 어느 쪽의 선택이 아닌 다양한 공부를 통해 깊이 있는 사유를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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