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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1학기 5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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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녹 작성일24-03-18 21:44 조회6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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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15, 5주 만에 감이당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손이 시리지 않은 포근한 날씨였다. 첫 금성 수업 후 인문학이 처음이라 텍스트와 강의 내용이 전혀 소화되지 않고, 토론시간에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아서 감이당으로 향하는 길이 막막했다. 이제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이 어떤 이치에서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져 어렵지만 재미를 느끼고 있고, ‘뭐라도 한 마디라도 하자라는 마음으로 언덕길을 걸어간다.

 

 

<1교시 국가론 낭송>

 안부 인사와 함께 간식테이블에 방울토마토, 바나나, 한라봉, 생강젤리 든든한 간식들이 채워진 후 국가론 낭송으로 금성 수업이 시작되었다. 낭송을 할수록 상기되었던 마음과 호흡이 차분해지면서 공부하기 위한 신체가 되는 느낌이 든다.

 

 

<2교시 국가론 강의>

지난 주 까지는 정의의 정의, 국가의 정의가 개인의 정의와 어떻게 결부되는지 이야기하면서 이상국가의 시스템이 갖춰지는 과정까지 살펴보았다면, 이번 주 5권에서는 소크라테스에게 덮친 세 가지 파도(여성 참정권/ 처자공유제/ 실현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성참정권, 처자공유제에 대해서 실제 우리는 합리성이 덜 익숙한 환경에서 살고 있고 플라톤은 극도의 합리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는 승연샘의 설명을 듣고 나니 마음으로는 거부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플라톤의 주장에 납득이 되었던 내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플라톤의 합리주의에 대한 설명은 자본주의가 비합리성을 추구한다는 것으로 이어져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특징, 막스의 주장과 연관된 가속주의자들에 대한 설명까지 뻗어나갔다. 선생님은 수업 내용과 멀어진다고 걱정하셨지만 학우들은 질문을 계속 던지며 설명에 빠져들었다는^^

 

 

 세 번째 파도 실현가능성 부분은 이념과 현실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하셨다. 플라톤은 합리적인 관점으로 진리와 그것이 아닌 것은 의견으로 구분한 후, 뭔가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진리를 보는 철학자를 철학자인 척 하는 부류와 구별한다. 이것은 이상국가가 실현되기 위한 방법으로 언급한 통치자와 철학자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타당하게 한다. 더불어 이 부분에 스승님 소크라테스가 진리를 보기 때문에 진정한 철학자이고 철학자를 흉내내는 소피스트들과는 다르다는 변명이 내포되어 있다는 승연샘의 설명을 듣고 플라톤의 치밀한 구성력에 놀랐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당대 철학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지금 우리가 철학자를 바라보는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뭘 보지 못하고 놓치며 살고 있는 걸까? 마지막에 해주신 말씀대로 되도록 많은 읽기와 공부를 통해 당연한 걸 의심하며 이념,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 산책>

 오늘은 음악선생님을 하다 올해 퇴임하신 혜정샘이 점심을 사주셨고,(샘 잘 먹었습니다^^) 먹는 동안 각자 어떤 포인트로 서유기를 읽어나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에는 일하다가 혼자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다 보니 학생 때처럼 여럿이 식사하고 산책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영춘화가 지난 주 보다 더 무리지어 피어 있었고, 산책길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샘들의 대화 소리가 더해져 내 기분도 덩달아 명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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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주역>

 첫 번째로 은옥샘이 소인의 시대에서 벗어나 양의 힘이 솟구치는 때를 의미하는 대장괘를 감이당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샘의 마음에 비추어 발제하셨다. 열의에 가득 차 공부를 시작했지만 발제가 뭔지,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상태와 비슷한 괘여서 발제 내용도 한주샘의 부연 설명도 좀 더 공감하면서 듣게 되었다. 두 번째로 우리의 조장님 지영샘이 뭔가가 모인 후 상승하는 괘인 승괘를 발제하셨다. 발제가 끝나고 담임샘이 해주시는 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아 지금 나는 그런 때구나이해하며 불안하거나 긴장된 마음이 가라앉는다.

 

 다양한 식물을 모아 심으면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아무리 디자인을 잘해도 처음부터 이 식물들이 서로 섞여 조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고, 각각의 식물들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군락을 이뤄 하나의 경관을 만들어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4주차까지는 낯선 환경에 놓여져 주어진 텍스트를 읽고 발제 준비하는 등 일단 뿌리를 내리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면, 이번 주 에는 학우들의 특징도 발견하고(^^) 감이당의 윤리, 공동체가 나아가는 방향 등을 이야기하며 이해하는 의미있는 날이 아니었다 싶다.

 

 

댓글목록

콩이2024님의 댓글

콩이2024 작성일

'아무리 디자인을 잘해도 처음부터 이 식물들이 서로 섞여 조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고, 각각의 식물들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군락을 이뤄 하나의 경관을 만들어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가 자연의 질서안에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감동이 오네요... 이런 비유를 가능케한 것은 선생님께서 조경사셔서 그런 걸까요? 조금있으면 서로 꽃을 피우며 재미있는 이야기 가득한 시간이 오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