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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4학기] 3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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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다크 작성일23-11-07 11:42 조회161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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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세미나 후기

                                                                               2023.11.7. 금성 4학기 3주차 2조 고은경

 후기를 쓰려고 하니 오히려 질문들만 무성해지고 정리가 되지 않는다.

가을 낙엽이 보고파 진득하니 책상 앞에 붙어있질 못하고 주말을 온전히 나돌아다닌 것도 한몫을 한다

세미나 시간에 나왔던 몇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적어본다.

 1. 다양한 방식의 공부와의 접속은?

목민심서와 열하일기가 좋은 책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없다.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한 후배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뭔가 잘못을 했을 때 벌칙을 주는 것으로 목민심서를 활용(?)한다

초등학교용 목민심서 10번 베껴 쓰기를 시킨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목민심서를 접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아이들이 목민심서를 대하는 감정은 과연 어떨까

어떤 방식으로 만나면 재미있을까?

서촌의 길담서원이나 마포의 퇴근길 책 한 잔등의 인문학 책방에서 연암이나 다산을 주제로 책 읽기 모임을 하는 방법도 있고 지역주민들의 당근이나 소모임 활동에서도 고전 읽기, 낭독모임을 해도 좋을 것 같다.

 2. 생의 의지가 폭발할 때의 운명적인 마주침

연암과 다산 둘 다 역마살이 든해에 책이 완성되었다는 점이 참 재미있었다.

연암이 수행원 자격이 되어 북경으로 가야 하는데 열하로 가게 되었다는 것, 다산의 목민심서가 유배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모든 결정적인 것은 그럼에도불구하고 오고야 만다.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서는 절대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도 그렇게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3. 연암의 프레임의 해체

연암에게 중요한 것은 시비의 쟁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의 프레임 자체를 해체하는 것이다.

길은 저 강과 언덕 사이에 있는 것이지. ‘사이란 대상과 주체, 적과 나, 정과 동, 그 양변을 모두 가로질러 아주 낯설고 이질적인 경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의 길이 아닐까.

유명한 호곡장의 문장을 인용해 본다.

“....인생이란 본시 어디에도 의탁할 곳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은 채 돌아다니는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사람들은 다만 희로애락애오욕칠정 가운데서 오직 슬플 때만 우는 줄로 알뿐 칠정 모두가 울 수 있다는 건 모르지.....

지극한 정이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 저절로 이치에 딱 맞는다면 울음이나 웃음이나 무에 다르겠는가?”

 4. 억압과 소외

연암의 열녀 박씨전과 다산의 소경에게 시집간 여자를 보면 연암은 윤리적 해방의 차원에서 사회적 모순에 접근했고, 다산은 통치의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수탈의 현장을 고발했다.

억압이 외적 구조로부터 오는 장애라면 소외는 내적 갈등에서 유래한다.

억압받되 소외되지 않는 삶도 가능하고, 억압은 사라졌지만 소외는 더욱 심화된 삶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둘 모두로부터 탈주하지 않는 한 진정한 해방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삶이 외부로부터의 억압이 많이 사라진 시대라고 하지만 스스로 내재화한 억압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단절감은 또한 소외를 일으킨다.

다산과 연암의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는 하늘과 땅, 이상과 현실 사이에 있는 인간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 같다.

 

 

 

 

댓글목록

비빌언덕님의 댓글

비빌언덕 작성일

“길은 저 강과 언덕 사이에 있는 것이지. 이도 저도 아닌 ‘사이’ 라는 말이 참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구속됨이 없는 홀가분한 느낌... 진정 휘둘림 없이 길을 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일까요? ㅋㅋ 후기 잘 읽었습니다.^^

김굿바이님의 댓글

김굿바이 작성일

외부로부터의 억압보단 내재화된 억압에 시달리는 현재의 삶이 오히려 자신을 대상(타자)으로 부터 격리시키고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킨다는 생각에 참으로 공감이 갑니다. 공감이...

나영님의 댓글

나영 작성일

후기 잘 읽었어요~  우리도 역마살이 든 해에는 책이 아니더라도 좀 괜찮을만한?? 글을 쓸 수가 있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