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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금성 1학기] 1교시 8강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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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솔한 작성일23-04-10 09:12 조회838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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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대중지성 1학기 1교시 8 수업후기 /2023.04.07./2 한금아   


공부와 운동을 하시라!

 

금성 1학기 소크라테스 수업의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후기에 대한 사명감  덩어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지난 8주는 수업이 아니었으면  인생에는 없었을 지도 모를 어려운 플라톤의 텍스트가최고의 셰르파이신 정승연 선생님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으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한 시간이었다더불어 모든 것이 플라톤의 자장 안에서 주석이 덧붙여진다는 서양의 근대현대 철학의 늪에 까지도 빠져드는 희열을 맛볼  있었다.

수업이 즐거웠던 만큼 마지막 수업에 대한 후기는 나에게 커다란 마음의 부담이다감사하게도 선생님께서 성대한 시상식을 준비해주신 덕분에 나의 후기가 마른 행주가 되지는 않기를 기대해 본다.

시상식의 첫번째 주인공은 모든 후기에 하나도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주신 김에세이(‘김반성으로 다시 데뷔하신 김보성)샘이었다선생님께서는 댓글  앞의 막막함에 당당히 대결했던 보성 샘의 노력을 크게 치하해주셨다나머지는 반성반성

상품은 플라톤 수업의 부상 답게 ‘연필의 이데아라고 하는 독일 STAEDTLER 사의 Mars Lumograph 2B 연필  다스였다자연스러운 6각의 완성도 높은 연필로 책에 줄치기 좋으며 김훈 작가가 집필  사용하는 연필이라고 한다본인이 받은 선물을 조원들에게 다시 하나씩 선물해주신 고마운 김보성  덕분에 나도 태어나 처음 2B 연필을 써보게 되었다잘은 모르지만 확실히 고급지고 필기감이 좋다. ^^

두번째 영예의 수상자는 선생님께 점심 보시를 하신 이아람 샘이었다점심식사에 대한 보은을 하시고자 리오타르의 ‘ 철학을 하는가라는 책을 선물로 준비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모두 안타깝게도 1교시 수업에 참석을 못하여정승연 선생님께서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는지 모른다다행히 김경옥 샘이 준비하신 공주밤 약과선물 덕분에 선생님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어 시상식은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같았는데, 3교시 시작 무렵 탁자 옆에서 발견된 약과 한봉지……

 

지난 시간에 이어 메논의 마지막 부분은 탁월함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었다.

먼저 탁월함은 ‘가르쳐질  있는 것인가 대한 전제를 증명하기 위한 과정에서 플라톤의 전문가주의가 드러난다. ‘소피스테스에서도 전문가론에 따라 소피스트들은 전문적 기술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소크라테스도 소피스트와 같다는 지점에까지 이른다여기서 플라톤의 위대한 점은 자신도 예외없이 스스로의 모순에 빠지는 역설조차 인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탁월함은 배워서 되는 것인가 대해서 개연적인 결론을 내리는데 이것은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한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비판을 받는다개별 사물을 수집하여 종별화를 거쳐 범주화시켜 추상적인 개념과 원리를 도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와플라톤의 사고방식은 매우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추상적 개념  끝단에 존재하는 '부동의 원동자’(자기는 안움직이는데 다른 모든 것은 움직이게 만드는 첫번째 원인)라는 개념도 실재의 개별사물에서 시작하여 이상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출발은 달라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결국 플라톤적 사고방식과 아리스토텔레스적 사고방식은 재현과 표상을 전제로 하는 표상적 사고방식이다이러한 사고방식 이외에 예술적 사고와 같은 직관적인 사고방식은 계속 있어왔는데그것은 이성과 감각을 넘어선 비표상적 사유의 방식이라고   있으며 대표적인 철학자는 들뢰즈 등이 있다고 한다

두번째로 탁월함은 ‘참된 확신 의한 것도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는데여기서 참된 확신이라는 것은 현대적 용어로 정치적 의미에서의 결단성을 의미한다이것으로 플라톤의 정치적 입장을   있으며확실한 참과 거짓을 구분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파시즘의 논리와 계몽주의자들과도 연관된다보편적인 선과 옮음에 대한 확신은 맹자와도 많이 닮았다

이것은 비단 정치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이데아론에 근거한 참된 확신이라는 본질에 집착을 하다보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파시스트가   있다 자신도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어떠한 결정을  내가 옳은 것이라고 믿는 ‘나만의 참된 확신 의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하나로 고정되어있는 일관된 존재가 아니라우리 안에는 여러 개의 다양한 정체성이 있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질문해야 한다. 2017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영화 ’23 아이텐티티(원제 : Split)’ 생각난다. 23개의 정체성을 가진 ‘해리성 정체성 장애라는 병명을 가진 환자로 나오는 주인공 케빈이 어쩌면 ‘환자 아니라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선생님께서는 스스로의 파시스트적 성격을 자주 인지할 수록 파시스트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도 하셨다

마지막으로 탁월함은 ‘인식될  있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도 플라톤의 위대함을   있다. ‘정치적 행위에서 인식은 인도자가 아니다라는 플라톤의 통찰은 놀랍다현대사회의 시스템은 우리가 각각 합리적 개인이라는 전제하에 세워지는 것이지만현실적으로 우리는 거의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탁월함은 배워서 되는 것도 아니고 참된 확신에 의한 것도 아니며 인식에 의한 것도 아닌신적인 섭리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는 결론이었다선생님께서는 신학적인 뉘앙스를 빼놓고 본다면 자연적 필연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해  수도 있다고 하셨다우리는  메커니즘은   없으나 자연적 필연성에 의해서 어떤 탁월함이어느 시기에어떤 사람에게 도래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아포리아로 결말을 맺게 되지만, ‘탁월함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면 할수록 지금 보다  탁월해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이 우리 수업의 결론이었다.

 

 소크라테스 마지막 수업은 나에게 가장  기억으로 남을  같다내가 감이당에 공부를 하러  이유에 대한 답을 찾았지만아이러니 하게도  답은 질문으로 주어졌기에 아직은 나에게 아포리아로 남아있다자칫  아포리아로 인해 허무주의에 빠질 수도 있었으나다행히 선생님께서는 명쾌한 해결책을 전해주셨다.

고강도 유산소운동과 독서보다 자기 삶을 완성시키는 것은 없으니공부와 운동을 하시라!”, 라고.

 학기동안 감사했습니다.


댓글목록

반야수님의 댓글

반야수 작성일

와아~~ 후기와 댓글이 아주 재밌어요. 샛별들이 번쩍번쩍 빛이 나서 눈부십니다. 공부와 운동을 하라고 하신 말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상기(?) 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테스 선생님에 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는데 승연샘을 통하고 도반들을 통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탁월함을 느꼈지요. 모르지만서도 ㅎㅎ

이아람님의 댓글

이아람 작성일

금아샘, 생생하고 유머 넘치는 수업 후기 감사합니다.^^ ‘연필의 이데아’ 자연스러운 6각의 완성도 높은 연필이라니ㅋㅋㅋ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어요.
이렇게 신나는 일들이 벌어졌던 그 시간에!! 저는 너무 아파서 + 마지막 강의를 놓쳐서 + 시상식에 참여를 못해서 + 함께 산책을 못가서 + etc. 속상해하며 울고 있었답니다...ㅜㅜ
후기를 찬찬히 여러번 읽으면서 아즉까지도 아쉬운 마음을 달래볼게요!

인사이트님의 댓글

인사이트 작성일

저도 수업을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웠는데, 이렇게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솔한님의 후기에서 수업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수고많으셨습니다.

비빌언덕님의 댓글

비빌언덕 작성일

진솔한~ 수업후기 너무 잘 읽었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들었지만 정리가 안된채 주말동안 까맣게 잊혀가고 있었는데 쌤의 후기로 또다시 즐거운 수업을 듣는 느낌으로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상아님의 댓글

상아 작성일

후기를 읽으며 웃음이 몇 번이나 났습니다. 마음은 웃프지만요. 선생님의 유쾌하고 가벼운 필체 뒤에 숨겨진 Aporia가 공감됩니다. 왜 감이당에 왔는지, 머리도 눈도 말을 잘 안 듣는데 앞으로 철학책을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저 또한 의문을 여기저기 쏟아내 버렸거든요.

좋아했던 책읽기조차 세월이 지나면서 드문드문 그럭저럭이 되어가는 때, 랭귀지스쿨이 큰 환기가 되어 준 것 같습니다. 생각과 질문을 멈추지 않고, 깨어 살기 위해서는 불편하고 어려운 책읽기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알려주는! 우리말 맞는가 싶었던 아주 오래전 책읽기와 달리,  정승연 선생님께서 함께 읽어주신 덕분에 플라톤의 책들이 이렇게도 재밌구나 싶었습니다.

저희의 일상 안에 책읽기(철학책 포함)가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래봅니다. 주말 봄꽃 구경 대신  대신 도서관에 가계실 샘들을 떠올리며 한 걸음씩 천천히 가보렵니다. 따로 또 같이 즐겁게요^^

김반성님의 댓글

김반성 작성일

안녕하세요. 금아쌤, 김 반성입니다.^^

정승연 선생님으로부터 독일 STAEDTLER 사의 Mars Lumograph 2B 연필도 받고 “자연스러운 6각의 완성도 높은 연필로 책에 줄 치기 좋으며, 또 김훈 작가가 집필 시 사용하는 연필”이라고 하니, 必日五! “소설가 김훈이 책상에 ‘必日五' 라고 써 붙여 놓고 규칙적으로 글을 쓴다는데...” 저도 그럼 지금부터 ‘必日六’ 하면 김훈 선생님보다 더 잘 쓸 날이 올까요? 아니면 욕심내서 ‘必日七’ 할까 합니다.^^

그 연필로 다시 ‘김 에세이’로 컴백 할 때까지 2학기 내내 반성하며 지내려고요. 혹, 선생님께서도 ‘반성’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2학기 이후에 빌려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제가 먼저 ‘상표 등록’을 해서 조금만 기다려주시지요.

“개별 사물을 수집하여 종별화를 거쳐 범주화시켜 추상적인 개념과 원리를 도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중략...‘종별화‘, ’범주화‘, ’추상적‘, ’개념‘, ’원리‘, ’도출‘ 등 이것이 한꺼번에 나열되는 순간 머릿속에서 쥐가 났습니다!!! 단어 하나씩 뜯어다가 그 함의하는 뜻을 해석하는 것도 꽤 힘든 작업입니다. 그 사이 제 머릿속에서 사유가 거침없이 분수처럼 뿜어낼 수 있기를 바랐지만 택도 없네요. 아이고야 이 문장만 한 5번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문장도 마찬가지겠지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