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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4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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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한일상 작성일22-08-25 22:47 조회52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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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랭귀지 스쿨/ 3학기-쓰기1-4강/ 후기/ 220825/ 윤원정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New normal)

  ‘몸과 시대’를 주제로 3학기 4주차 수업은 줌으로 진행되었다. 1교시는 ‘기초 탄탄 칼럼 쓰기’의 실전 첫 시간으로 자신이 관심을 가진 칼럼 주제에 대한 생각의 편린들을 펼쳐보이는 시간이었다. 몸과 병, 몸과 시대에 대한 각자의 관심사들을 발표했다. 칼럼은 사회적 이슈를 담는 글이다. 몸과 마음의 행로가 사회 정치 경제적 영역에 걸쳐 있으니 내 몸과 마음을 중요한 텍스트로 하여 관심 주제를 어떻게 보편적 논의로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2교시 낭송 시간, ‘낭송 동의보감(내경편)’을 소리내 낭독하며 몸의 울림과 함께 동의보감의 지혜에 빠져들었다.

석가가 말했다. “사람은 地, 水, 火, 風이 화합하여 만들어진다. 뼈와 근육은 모두 地에 속하고 정혈과 진액(津液:몸 안에서 생겨나는 모든 액체)은 모두 水에 속하며, 호흡과 따뜻함은 모두 火에 속하고 정신의 활동은 모두 風에 속한다. 그러므로 風이 멎으면 氣가 끊어지고 火가 꺼지면 몸이 차가워지며 水가 마르면 血이 없어지고 土가 흩어지면 몸이 갈라진다.” (허준, 『낭송 동의보감』,임경아 외 풀어 읽음, 북드라망, 2019, 24쪽)
 
  얼마나 놀라운가! 사람의 몸 자체가 우주의 질료들이 잠시 합해진 것이니 우주의 기운과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몸은 이미 작은 우주인 것이다. 동의보감의 양생법은 특별하지 않다. 태어날 때 천지로부터 받은 기운을 잘 아끼고 보양하라는 것이다. 계절의 변화에 맞게 잠자고 일어나며 담박한 음식을 먹고 소식한다. 몸을 과로하지 않게 하며, 너무 태만하게 늘어지지도 않게 한다. 마음은 도를 닦는 것처럼 평안하고 고요하게 한다. 일상이 어지럽다면 병이 발생할 조건은 이미 만들어 진 셈이다.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며 부추기는 자본주의 체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연스럽고 특별할 것 없는 동의보감의 양생법이 생소하며 난해하게? 느껴진다. 우리의 일상이 자연과 우주에서 얼마나 멀어진 채 살고 있는지가 자각된다.

  3교시 세미나는 『마스크가 말해 주는 것들』을 텍스트로 코로나-19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우리의 일상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의 ‘뉴노멀’ 혹은 ‘포스트 코로나’로 변화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족, 노동, 의료, 민주주의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회사가 실시간으로 자신의 배송 실적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압박 속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며 힘들어도 계속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쓰러진 그를 발견한 것도 회사의 실시간 전자감시 시스템이었다. 배송 업무가 중단되자 회사가 주변에서 일하던 노동자에게 그를 찾아보라고 한 것이다.
‘배송 멈춤’이 그가 세상에 보낸 마지막 신호였다. (추지현 외, 『마스크가 말해 주는 것들』, 돌베개, 2020, 187쪽)

  뉴스로 접한 적 있는 배송 노동자의 과로사를 서술한 이 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가 세상에 보낸 마지막 신호가 ‘배송 멈춤’... 팬데믹에도 필요한 물품을 택배로 빠르게 배송 받으며 별 불편 없이 생활했던 나도 그의 죽음에 공범인 것처럼 느껴져 더욱 마음이 아팠다. 코로나-19에도 우리의 일상이 그다지 불편 없이 영위된데는 로켓 배송, 새벽 배송 등... 이들의 ‘갈아 넣은 노동’이 있었던 것이다.
  무한경쟁과 전자감시 시스템, 한정된 일감을 두고 노동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출혈적 경쟁, 기업이 시장 상황에 따라 고용과 임금까지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극단적 노동유연화 시스템... 그의 죽음은 예고된 인재였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을 무한 자극한다. 현대인은 자본주의적 욕망과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탐구하고 내 몸을 탐구해야 한다. 자본주의와 결합한 인간의 욕망은 너무도 강렬하고 강력하여 팬데믹 상황을 3년여 겪어도 욕망의 방향을 바꿔야한다는 논의가 확대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욕망과 소유에 찌든 습관으론 제2, 제3의 팬데믹을 자초할 수 밖에 없다. 탐욕과 축적이 아닌 묻고 탐구하고 관찰하고 비우는 방식으로 마음의 방향과 일상의 배치를 전환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지혜와 통찰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며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과 구조를 잘 살피고 일상과 습관의 패턴을 점검해나가야 할 때이다.
댓글목록

thh622123_님의 댓글

thh622123_ 작성일

배송 노동자의 과로사..이들의 노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요. 덕분에 저는 배송의 서비스로  편리한 생활이 유지가 되고 있고요.
 코로나 19 시기에도 우리의 생활이 유지될 수 있게 끔 하는 배송 노동자들의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잘 정리된 후기로 다시 한번 책 내용을 생각해 보게 됐네요. 잘 읽었습니다.

느티나무님의 댓글

느티나무 작성일

저는 여전히 지금도 칼럼쓰기 주제를 잡지 못해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일단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았지만 말 그대로 주제의식도 없고 자신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통찰할 수 있는 힘도 없는 까닭에 사회적 이슈를 담을 생각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수집하는 것도 어렵더군요.

금요일 수업하기 전까지... 아~~~어떻하지!!! 이렇게 한숨을 내뱉는 것이 제 하루의 일상입니다. 제 사유는 여전히 허리를 구부린 채로 졸고 있고, 새순이 돋아나올 관심 주제는 움츠리고 있습니다. 도무지 노쇠해 보이지 않는 쌤의 글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나영님의 댓글

나영 작성일

자본주의 안에서 내 욕망을 컨트롤 하기가 쉬운일은 아닌것 같아요..  다른이의 어려움을 알아도 내 일상의 불편이 더 크게 다가와서 일까요~  공부하면 습관이 올바른 쪽으로 바뀌어 나가겠지 희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