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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2주차 후기_ 천혜의 기암괴석과 금강송의 숨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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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둑철학자 작성일22-08-09 21:43 조회819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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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의 배신 

 

 부릉부릉... 슈우우웅 

 부릉부릉... 슈우우우웅 

헉! 차가 퍼졌다. 4륜이 아니어서 비포장 급경사를 오르지 못한 것이다.

오지캠핑을 즐기는 우리는 경북 영주와 봉화를 탐색하다가 낙동강 상류에

비포장길을 뚫으면서 도착했다. 그러나 낙동강은 상류는 오염이 많이 되었다.

차에 내리자마자 강가에 터를 잡은 날파리 수십마리가 공격해왔다. 

결국 우리는 철수해야했는데,  2륜 SUV는 힘이 약해서 오르막길을 뚫지 못했다.

할수없이 차보험서비스센터 전화를 누르는데, 헉! 전화가 안터진다! 

인터넷도 안터진다!  우린 갇힌 것이다. 2번째 자연의 배신!

(첫번째 배신은 국가에서 '입산금지, 야영금지, 수영금지, 등산금지...' 웬만큼  

깨끗한 자연은 모조리 금지를 시켜놔서, 우리는 심히 좌절했었다.)

그때 해는 점점 기울고 있었다. 마침 우리의 차가 퍼진 곳 옆에 민가 한채가 있었다.

"계십니까? 계시나요? (더 큰 목소리로)"

"뉘...뉘시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인상좋은 할아버지께서 유선 전화기를 쓰라고 하셨다. 

어찌어찌 우여곡절끝에 특수렉카차를 부를 수 있었고, 한시간을  기다리며

 할아버지의 6.25 피난 이후 70년간 산골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기가 원래 날파리가 없었고 맑았는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낙동강이 똥물이 되버렸다우"

우리의 구세주 렉카차가 도착했고, 와이어선이 끊어졌지만 오르막길을 탈출 할 수 있었다. 

 

시골의 밤9시는 칠흙같이 어두웠다.  그 와중에 물 맑고 텐트칠 곳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다.

그래도 우린 포기하지 않고, 찾아냈다. 태백산이 웅장하게 뻗어있는 구마계곡이었다. 

계곡의 물은 얼음같이 차가웠고, 눈부시게 맑은 물은 벌레조차 감춘 듯했다. 

그러나, 상수도 보호구역이었다. 모든게 금지였다. 결국 밤늦게 민박/여관의 전화를 6통 돌렸더니 

성수기라서 13만원을 부르는 것이었다. 헉! 하룻밤만 자고 새벽에 떠날 나그네 2명에게 그렇게 덤탱이를 씌운단 말인가!

유료캠핑장에도 전화를 걸었더니, 5만원을 불렀다. 우리 계획은 4박이었다. 그렇다면 총 숙박비 20만원. 

아까 렉카값으로 30만원을 지불했으니, 계획에 없었던 50만원의 생돈이 날라갈 판이었다. 

결국 우리는 차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차에 모든 짐을 빼고, 판초우의로 비를 대비하고,  밤1시가 되어서야

180의 장정 둘이 꽉차게 누웠다. 영화 '노마드랜드'처럼 안락한 캠핑카는 아니었으나, 너무나 피곤했던지 우리는 바로 곯아떨어졌다. 

자연을 보호하려고, 법으로 모든 것을 금지시키는 무능한 정부와 자연 훼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시민들이 빚어낸

여행참사로 연암 박지원이 환생해서 이 꼴을 보면, 얼마나 통탄을 금치 못할지 상상이 안갔다. 

 

2. 건강의 배신

 

'여기서 뭐하시우? 여기서 차대면 안되니 어서 빼시오' 

시골인심이 이리 사나울까. 청정계곡 옆에 공터에 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우리는 황급히 쫓겨났다. 

쓰레기를 버리지도 않았고, 음식을 해먹지도 않았다. 찻길을 막지도 않았고,  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그 사람 땅에 차를 대고 잔 것도 아니었다. 

웃긴게 뭐냐면, 그 계곡옆에 사는 사람들과 캠핑장 주인은 국가 소유의 계곡에서 춤을 추던, 수영을 하던, 밥을 해먹던 아무 문제가 없고,

지나가는 나그네는 계곡에 한발짝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이다. 물론 피서객들의 파렴치한 쓰레기 무단투기때문에 그렇게 되었다치러더라도, 선량한 나그네들에게는 너무나 억울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우주만물의 청정한 자연을 자기네들만 이용하려는 소유와 증식의 탐욕이었다. 계곡에 발 한번 담그려면, 유료캠핑장에서 5만원 내고 들어가야한다니...    

 우리는 다시 지도를 붙잡고 발길을 돌렸다. 노마드정신을 지키기위해,  화페와 독점적인 소유에 굴할 수 없었다. 

 마치 '건강의 배신' 에서 폭로하는 무지한 국가의료시스템에 당할 수 없었던 것처럼. 

 

그동안 나는 건강에 무지해서, 의사의 처방과 약만 먹으면 모든지 다 해결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갔던

모든 병원에서는 증상만 완화시키려 했지, 근본 치유를 하지 못했다. 나의 체질과 음식성향, 운동여부, 숙면여부등의

중요한 질문은 하지 않고, 통증완화 약만 처방했다. 그리고 2년전 건강을 제대로 공부하면서 뒤늦게 깨달았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모든 화학성분의 약은 99% 먹지 말아야 한다' 

그 때 당시 난 과로와 스트레스로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았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마이크를 켜야 겨우 강의를 

할 수 있었으니깐. 위기감을 느낀 나는 병원을 찾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책과 유튜브를 보면서 

건강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다. 10주간 내 몸을 지키는 양서 10권을 읽고, 대체의학 전문가 도사님의 명강의를

접했다. 그 분은 병원에서 더 이상 손을 놓은 말기 암환자를 기적처럼 소생시키는 분이셨다. 

강의를 통해, 무엇을 먹어야하는지, 안먹어야하는지, 물은 언제 먹어야하는지, 잠의 중요성, 운동방법 등등을 

배우고, 직접 내몸에 적용하면서 신기하게도 몸에 활력이 붙었다. 목소리는 다시 우렁차게 나왔고, 20대의 체력을

되찾은 듯 했다. 이후 나는 몸이 조금 안좋을 때마다 스스로 관찰하고, 도사님께 자문을 구하고, 약을 먹지 않게 되었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약을 먹으면 1주일이상 걸리고, 약을 안먹으면 3일안에 낳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어차피 감기약은 증상만 완화할 뿐이다. 통증은 나쁜게 아니다. 몸에 열이 나는 것은 내 몸이 낫고 있는 좋은 증상이다.

못 버틸정도의 과도한 열이 아니면, 해열제는 오히려 몸에 안좋다. 그렇게 나는 코로나도 능숙하게 말끔히 이겨냈다.

간헐적 단식과 깊은 수면, 적절한 휴식으로 조금 센 감기를 잘 다스린 것이다. 

 

현지인의 야박한 인심 덕분이었을까? 우리는 더욱 좋은 곳을 찾아냈다. 다행히 '금지'란 팻말이 없었다. 

몸보다 화페와 국가의 억압(?)에 더욱 지쳤던 우리는 다슬기가 살아숨쉬고, 1급수의 피래미들이 뛰노는 대자연의

파노라마와 함께 심신이 급속히 안정되었다. 오늘 낮에 방문했던  금강송 군락지는 과연 신선들의 무릉도원 다웠다.

특유의 붉은 소나무에서 뿜어져나오는 솔내음이 내 몸을 관통하며 정기신을 충만시켰다. 청정무구한 계곡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은 내 자의식과 잡생각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대지의 비옥한 토양에서 내뿜는 땅의 기운은 나의 맨발과 맞닿아 

수승화강되어 자연과 함께 생동했다. 더욱 자연과 교감하고 싶어서, 으뜸 소나무 '가꿈이'를 살며시 끌어 앉았다. 

그러자 거친 소나무 껍질속에 감춰진 부드러운 속살의 살내음이 내 몸의 피부 속 정기와 접속했고,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의 경지일까?  

   

 

 

 

 

 

댓글목록

thh622123_님의 댓글

thh622123_ 작성일

바둑철학자님. 재밌는 후기 글 올리셨네요. 저도 요즘 통증이나 증상만 완화 시키는 이 현대 의학에 대해 불신이 생기고 있답니다. 약으로만 몸의 증상들을 다스리려 하는게 옳은건 아닌 것 같아요. 먹고 자는것 등 내 몸과 관련하여 더 면밀히 관찰하고 살펴서 건강한 몸으로 살아가야 겟지요? 글 올리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느티나무님의 댓글

느티나무 작성일

우리는 생각조차 못한 일들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종종 겪는 것 같아요. 내가 여행한 그 장소에서 ‘그럴 줄 몰랐다’는 말이 튀어 오르는 순간 그 곳은 지옥문이 열리는 순간일 것 같습니다. 자연의 풍광과 아름다움에 머리와 마음을 조아릴 수는 있어도, 사람의 야박함과 이기심에 침묵할 필요는 없을 것 갔습니다.

선한 나그네가 길을 걷다 피로에 지친 발을 쉬고자 계곡에 발 한 번 담그려는 순간 5만원 이라는 가격을 제시 한다면 그 사람의 혀를 잘라 계곡에 살고 있는 송사리떼에 던져주라고 말하고 싶지만...(말이 너무 잔인 했나요!)

쌤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시를~~~!!!

바둑철학자님의 댓글

바둑철학자 작성일

이제야 건강의 배신을 올립니다^^ 현재 캠핑중이고 내일은 3편 물의 배신을 계획중입니다~~~

박수경님의 댓글

박수경 작성일

성근샘~~고생은 좀 하셨지만 추억 가득 오지 캠핑 잘 다녀오셨네요.^^
 렉카값 30만원도, 똥물이 된 낙동강도, 꽉차게 누운 차박도 모두 안타까운 자연의 배신입니다.
건강의 배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