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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기 1주차 사기(史記)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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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은비 작성일16-10-13 22:51 조회2,0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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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은 듯, 본 듯한 이야기 사기(史記). 읽지 않고도 안다고 착각하기 쉬운 책.


오늘은 본기로 그 시작을 열었습니다. 전체 내용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하지만 오제로 시작한 본기가 압권이라 하겠습니다. 사마천(기원전 145~87?)이 살았던 시대에서 3000년을 거슬러 전설 속의 인물인 황제로부터 역사서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사의 시원과 범위를 넓고도 깊게 잡은 것입니다. 이 방대한 작업을 혼자 하였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외계인설도 길샘이 언급하셨죠. 그만큼 상상불허의 작품이란 뜻입니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과 함께 父子가 사기를 위해서 태어났다고 하겠습니다. 아버지 사마담도 뛰어난 인물입니다. 사가(史家) 가운데 제자백가의 분류를 맨 처음 시도한 인물은 사마담 이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육가는 음양가, 유가, 묵가, 명가, 법가, 도덕가입니다. 사마천은 사관인 아버지 사마담의 조기교육과 20세 즈음에 한 중국여행, 아버지의 유언, 자신의 투철한 역사기술 소명감에 더하여 궁형에 처해진 상황까지 사기가 탄생하기 위한 장치들이었습니다. 사마천이 형벌을 받지 않았다면 ‘기억하지 않는 것을 기억하여’기록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글을 쓰면서 숱하게 많은 사람의 억울함을 해원(解冤)하였습니다. 같은 빛에 감응한 것입니다. 한유의 불평즉명<不平則鳴>도 같은 뜻입니다. 즉 사기는 억울한 일을 당하여 쓴 발분지서<發憤著書>입니다. 글쓰기가 수행이 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보 임안서(报任安书)

전문을 함께 읽었습니다. 절절함이 그대로 뿜어져 나와 글자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4년 전에 임안이 ‘그런 자리에 있을 때 인재를 추천하라’는 편지에 대한 답신을 임안이 옥에 갇혔을 때 보냅니다. 사마천은 답신 말미에 인재 추천은 자신의 속뜻과는 어긋나는 것이며 자신의 처지는 치욕이나 얻기에 알맞고 사후에나 시비가 판명될 것이라 합니다. 사마천은 ‘글로써 뜻을 다 전할 수는 없다’며 글을 마칩니다.


그는 편지 곳곳에 자신이 왜 죽지 않고 연명을 하는지 밝힙니다. 유명한 구절‘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기도 하고 어떤 죽음은 터럭만큼이나 가볍기도 하니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까닭입니다.’ 가령 주벌을 받아들여 죽으면 아홉 마리 소 중에 털 오라기 하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이 구차하게 치욕을 마다하지 않는 까닭은 ‘마음 속에 다 드러내지 못한 바가 있어 비루하게 세상에서 사라져버릴 경우에 후세에 문채가 드러나지 않을 것을 한스러이 여겨서입니다.’


그는 문왕, 중이, 굴원, 좌구, 손자 등의 인물을 열거하며 ‘이 사람들은 모두 가슴 속에 맺힌 바가 있어 그 하고자하는 바를 통할 수 없었기 때문에 후세의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알아줄 것을 생각했던 것입니다.’라며 자신도 감히 무능한 문장에 스스로를 맡기려한다며 뜻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 사무치는 글은 어떻게 살 것인가?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 서늘함을 느끼게 합니다. 사후(死後)를 기약하며 서사를 만들고 잊혀진 이들, 갑남을녀, 신분은 천하지만 시대를 주도한 인물들을 불러냅니다. 캐릭터가 너무 생생하여 사기 이후의 책들에 많이 인용되고 회자됩니다.


이번 학기 사마천을 읽는 방법은 통독을 하며 어떤 사건에 관해 본기, 열전, 세가에서 다루는 시선을 함께 보는 것입니다. 사마천의 역사기술은 그 전 시대에는 없던 기전체입니다. 시대별로 쭉 나열하는 편년체에 비하여 사건의 인물들이 더 부각 되겠죠.


다음 시간에 ‘태사공자서’를 꼭 읽어오라고 당부가 있으셨습니다. 이 글은 열전(下)의 끝에 있는데 사마천의 일생을 엿볼 수 있으며 사마천이 젊은 시절 다녔던 지방도 회상하는 부분이 있다고 팁을 주셨습니다. 이상은 길샘의 강의를 요약한 후기입니다.

다음 시간은 공자세가를 비롯한 세가 퍼레이드입니다. 이들은 왜 패자가 되었고 사마천은 무엇을 주목하고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사마천의 마음에 우리가 공명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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