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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8주차 2,3교시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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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din 작성일15-07-01 12:16 조회2,0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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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레이먼드 카버의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수업내용이 빠졌네요^^;;)

"별 것 아닌..."은 작년 세월호 참사 때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읽어주는 것을 듣고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감이당에 와서 다시 만났다.

하나의 텍스트를 3개의 방식으로 만난 셈인데, 글이라는 것이 우리 주변의 사물처럼 접근방법에 따라 계속 변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경험이고, 혼자서는 결코 시도하지 않았을 방법이지만 얼떨결에 좋은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환기를 시켜준다'는 점에서 좋다.

카버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다른 듯 닮아 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빠져있는 구덩이에서 교류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섞여 있어도 섞이지 않는 사람들을 그려낸 풍경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지점에서 섞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때 뭉클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 소설이 특히 그렇다.

이번 수업은 혜령 쌤께서 이끌어주셨다. 조심조심 종종걸음으로 쌤과 낭스 학인들은 발맞춰 걸어나갔다.

학인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들을 간추려서 설명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해주셨다.


2교시에 은영쌤의 『낭송 장자』,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답다" 미니강의가 진행되었다.

은영쌤이 말씀하시는 장자는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엄청난 존재가 아닌, 동네 오빠같은 친근함이 느껴졌다.

은영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화 형식을 띤 장자의 이야기들은 쉽게 다가서게 만들고는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주로 다루어진 내용은 '쓸모없음'과 '쓸모있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목수 석과 상수리 나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석이 집에 돌아와 잠을 자는데 사당의 상수리나무가 꿈에 나타났습니다.

"너는 나를 무엇과 비교하느냐?

쓸모 있는 훌륭한 나무들과 비교하느냐?

아가위나무, 배나무, 귤나무, 유자나무는 열매가 익으면 잡아 뜯기고 수난을 당한다.

큰 가지는 잘리고 작은 가지는 꺾인다.

자신의 능력 때문에 삶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타고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요절한다.

세상의 공격을 자초한 셈이다.

만물 중 그렇지 않은 것은 없다.

나는 오랫동안 쓸모없기를 바랐다.

몇 번이나 죽을 뻔 하다가 이제 겨우 쓸모없게 되어서 그것이 큰 쓸모가 되었다.

만약 내가 쓸모가 있었다면 이처럼 클 수 있었겠느냐?

또한 너나 나나 모두 사물인데, 사물이 사물을 어떻게 평가한다는 말이냐?

너 역시 죽어가는 쓸모없는 사람.

어찌 나에게 쓸모없는 나무라 하느냐?


쓸모없음과 쓸모있음의 기준이 '돈'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액수나 빈도 수의 차이만 있을 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돈이 안되는 일는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돈이 안되더라도 뭔가 생색낼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든다.

어? 쓰다보니 이건 내 얘기 같다.^^;;;;


'그 자체로서 존재 가치가 있다'는 말 또한 '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어폐가 있다고 영희쌤께서 말씀하셨다.

그냥 존재할 뿐이다.


장자는 존재를 제대로 보려면, '섬망'해야한다고 말했다.

섬망은 "잊기 쉬운 것은 잊지 말아야" 하고 "잊기 힘든 것은 잊어야"한다는 뜻인데

정말 중요한 삶의 힌트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교시 『계몽의 시대』드디어 마지막 수업이 시작되었다.

드디어..라고 표현한 것은 책이 좀 어려웠지 때문이다. 모르는 게 많아도 너~~무 많아서..^^;;

괴로운만큼 고민도 많아서 그랬는지 끝날 때 되니까 이 책이 왠지 살갑게 느껴진다.

책에 '애교'가 생겼나? ^^

4장 근대적 '앎'의 배치와 '국수'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였는데

창희 쌤께서 정리해주실 때는 머리속이 참으로 시원한데

막상 뱉어낼 땐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앎이라는 것이 국경이나 종교같은 경계가 생겨나면서

어떤 식으로 우리 문화에 스며들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수학의 특권화, 언어민족주의 등이 '국민'만들기에 어떻게 동원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신체성이 사라지고 인간과 자연이 점점 더 멀어지면서

중세의 근본적인 앎, 즉 몸을 반드시 사유해야 했던 앎을 잃어버렸다는 내용 등을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여전히 정리가 다 안되는구나;;; 정리가 잘 되는 그날은 언제 오려나;;)

2학기도 끝나간다. 수업은 뭔가 차곡차곡 쌓여가는데 나는 걷긴 커녕 기어가다 말다 하고 있다.

그래도 고관절과 골반은 확실히 트레이닝 되고 있는 것 같다. 무지 쿡쿡 쑤시는 걸 보니..

등짝의 힘을 믿으며 계속 걸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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