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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목성 / 1학기 7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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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영 작성일24-04-01 09:27 조회10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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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주차 후기 - 3조 김유경]

 

  벚꽃이 만개하는 진월이다. 절기는 춘분을 지나 청명을 향하고 있다. 이렇게 봄기운이 만연한 가운데 나는 지난 수요일 급체를 하여 쓰러졌고, 다음날 수업에 결석을 하게 되었다. 몸이 골골하니 만사가 귀찮고 공부가 다 무슨 소용이랴 비관적인 마음이 들었지만, 12연기를 배운 나는 내 몸의 고통과 마음의 상심이 혹시나()에서 그치지 않고 ()()로 넘어가 좋지 않은 까르마를 만들까 저어하며, 조원 선화샘이 보내준 곰샘 강의 녹취본을 들으며 공부에 대한 내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몸과 맘에 큰 고통이 없을 땐 내가 왜 불교 공부를 하고 있는 걸까 회의가 들곤 했는데, 육신의 고통과 마음의 번뇌가 생기니 곰샘 강의가 왜 이렇게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해탈을 방해하는 번뇌장(근본번뇌-숙명처럼 가지고 태어나는 장애물 : 탐진치만의)소지장(후천적 편견의 결합 : 분한뇌부질간 등 20가지)도 예사롭지 않게 들리고, 사성제 중 고제에 해당하는8(생노병사+애별리고,원증회고,구부득고,오음성고)에 대해서도 너무 실감이 났다. 곰샘이 다들 무아를 무서워해서 열반으로 가려다 범아일여로 되돌아 온다고 하셨는데, 부처님이 터득하신 삼명통과 그 외 세가지 신통(천이통, 신족통, 타심통)을 열반으로 가는 수행 중에 얻을 수 있다면 참 근사하고 멋질 것 같다는 다소 철없는 생각을 하며, 경계가 없어져 자유로운 상태에서 도달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뿔사, 불교공부가 재미있어지려 한다(-.-;;)

  그래도 지금은 공부보다 몸이다. 부처님도 몸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셨다. 명상하려 앉은 자리가 딱딱하여 불편하자, 그 불편이 선정에 방해가 될까 저어하여 길상초를 구해 깔고 앉으신 부처님의 몸에 대한 배려를 떠올리며 내 몸의 길상초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 저의 후기는 여기까지이고, 주역세미나 후기는 조장 이성근샘이 맡아주셨습니다.(성근샘~감사해요^^) **

 

<성근샘의 주역세미나 후기

   작년에는 주역 전문 선생님들께 강의를 받았는데, 올해부터 같이 공부하는 도반 선생님들의 렉쳐를 들으니 참 신선하다. 처음엔 어렵고, 미숙했던 주역강의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틀이 잡히고 이해가 깊어진다. 마치 인월, 묘월의 새싹이 벌써부터 진월의 꽃을 틔우려는 듯 하다.

  첫번째 괘는 수천수. 괘사 유부에서 ()’는 어미새가 굳은 믿음으로 발을 굴려가며 고루고루 알을 품는 모습이다. 하효의 천은 몸과 마음이 들썩거리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구름()이 막고 있다. 그 때 유부의 마음으로 정성껏 기다리라 한다. 특히 1,2,3,4효로 갈수록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구오의 군주는 오히려 더 여유롭게 술과 음식을 먹으며 기다리라 한다. ! 대단한 담력이다. 급할수록 천천히! 그래야 현자들이 오고 리섭대천하리라. 

  두번째 괘 택지췌는 굳은 땅 위에 연못이 모이는 괘이다. 무릇 많은 사람을 모을 때는 대인대인이 굳게 품은 뜻’, 그리고 먹을 것이 중요하다. 이른바 천지인(天地人) 3요소. 마치 만물을 품은 대지의 넓은 마음과 어머님의 손수 장만한 풍요로운 음식들로 사람들을 모으는 듯 하다. 그래도 믿지 않고 모이지 않는 자가 분명 있다. 그럴 때 구오의 군주는 도덕적 확고함()을 성숙한 지도력()으로 일관성()있게 보여줘야 한다. 구사의 대신들도 구오의 뜻을 받들어 두루두루 움직여야 허물이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조선은 경복궁 좌우로 종묘와 사직단을 세워, 하늘신과 땅신에게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고, 사람들을 모아 먹이고 원대하고 올바른 뜻을 전했다.  

  세번째 괘 수지비는 물 위의 땅이 있어, 땅은 물을 기꺼이 흡수하고, 물은 하강하여 땅으로 친근하게 섞인다. 이때 윗 사람은 택지췌에서 언급된 원영정(元永貞)을 갖춰야 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이 3가지를 갖추었는지 속뜻을 잘 살펴야 한다. 무릇 협력이란 사람들이 곤궁해졌을 때 모이는 것으로 처음부터 미적거리며 그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대장부일지라도 흉하게 된다. 이는 마치 우리가 불교공부를 하며, 붓다의 원영정을 갖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논리적인 진리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

공부가 무르익고, 납득이 되면 붓다의 말씀을 믿고 사자처럼 당당히 전진해야 한다. 미적거린다는 것은 아직 준비가 안된 것으로 협력은커녕 오히려 주위사람에게 훼방을 놓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붓다는 구오의 군자처럼, 인자함으로 말을 세 방향으로 몰아서 갈 길을 열어주고, 읍인불계함으로 내 주위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자비와 협력의 마음을 전달한다. ! 불교의 중도와 주역의 중정은 이렇게 만나는 것인가!

 

 

 

 

 

 

댓글목록

깨트린님의 댓글

깨트린 작성일

유경샘~ 고생많으셨어요. 한구절 한구절 마음이 전해지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몸과 마음이 아픈 와중에도 12연기를 떠올리며 아는 것을 실생활에 실천한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아픈게 도리어 불교 공부가 더 재밌어 지는 계기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