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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3학기 2주차 후기(이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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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렌지 작성일22-08-01 17:10 조회702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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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구경 책을 처음 보면서 압도되는 것은 26품의 짧은 게송에 비해 게송들이 성립하게 된 배경으로서의 인연담이 아주 작은 글씨로 방대하다는 것이다. ‘이걸 언제 다 읽지?’ 하는 부담감과 부처님 생존 당시의 인도 배경이다 보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하는 황당함또한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지?’ 하는 의문이 머리에 가득했었다. 법구경 2주차 안혜숙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이러한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법구경은 몸을 가지고 얘기하지만 몸과 마음은 따로 갈 수 없으므로 몸이 곧 승부처이며, 타고 나서 어쩔 수 없는 몸이지만 내 마음을 내가 바꿈으로써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의 고전인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한그루 나무 위의 두 마리 새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려주어 인상깊었다. 여기서 나무는 우리의 몸을 가리키며 언제나 함께 한 나무에 앉아있는 두 마리 새 중 한 마리는 열매를 계속 쪼아먹고 있는데 이는 육신을 가지고 돌봐야 하는 개체로서의 나를 의미하고 열매를 먹지 않고 그러한 나를 그저 바라보는 다른 한 마리 새는 개체 배후에 있는 또 다른 나 즉 불성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서 떠나지 않고 나의 마음 씀을 지켜보는 한 마리 새처럼 새김을 놓치지 않으면 잘못 지향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 또한 몸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마음이 따라갈 수 밖에 없으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공간 이동을 하는 것도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그럼 법구경의 인연담을 어떻게 읽어내야 할까?

- 먼저 인연담에서의 걸림돌을 넘어서자! 한 예로 인연담에 자주 나오는 신통력은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렵지만 그 메시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헤아려 보면 무한한 마음의 확장이 신통력으로 드러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한발 더 들어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면 각각의 인연담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의 품에 나오는 인연담 중 마띠까의 어머니가 얻은 타심통의 능력 때문에 자신의 불선한 마음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여 도망친 수행승의 이야기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자 했던 것이 수행의 걸림돌임을 알게 되면서 마음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 인연담을 통해 왜 자기 마음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곳에서 수행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알게 된다.

- 각각의 인연담을 남의 얘기로 보지 말고 인연담의 요소요소에서 행간을 읽어내어 나와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쏘레이야가 수승한 제자를 보고 내 부인이었으면하는 욕정이 일어나는 순간 여자로 몸이 바뀌게 되고, 나중에 마하 깟쨔야나 장로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자 다시 남자로 돌아오는 인연담이 나온다. 이것은 마음으로 지은 한 생각으로 몸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서 불교에서 말하는 몸과 마음의 관계 즉 마음이 곧 몸이고 몸이 곧 마음임을 깨닫게 해주며 일상에서 내가 마음을 어떻게 내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렇듯 법구경의 수많은 인연담 각각에는 한 집단, 개인의 생로병사 즉 고집멸도를 발견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마음 작용의 확장성이 얼마나 크고 무궁무진한지를 살펴볼 수 있다. 나와 가장 가깝게 걸려있는 문제와 관련된 인연담을 발견하여 여러 번 읽어보면서 지혜를 얻어 마음 수행의 길을 닦아가는 것이 우리 공부의 목적이라 생각된다.

 

  3교시 동의보감 박장금 선생님 강의는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한 동양의 세계관과 몸을 보는 시각으로 시작했다. 세계는 음, 양의 세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음과 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상대에 따라 맞물리면서 음, 양이 바뀌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관이 반영된 동의보감의 내경편은 몸 안의 풍경으로서 음이라 할 수 있고 외형편은 양에 해당되지만 질병을 이해하는 방식은 사람의 외형을 보고 연결된 내경을 찾아가는 접근을 하며, 잡병편에서는 외부환경을 양으로 보고 내 몸을 음으로 보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외부환경을 내가 통제할 수 없듯이 내 몸도 거기서 벗어나 있지 않음을 이해하여 자연과 같이 흐름을 타야 함을 강조한다.

  왜 동의보감 내경편은 신형으로 시작할까? 우주운행의 질서와 몸의 메커니즘이 닮아있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손진인의 말은 라는 존재, ‘내 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며, ‘내 몸이라는 존재는 천지와 같이 운행하는 존재이므로 이를 나침반 삼아 몸과 몸의 병증을 이해해야 한다는 전체지도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주변화를 통해 나를 관찰할 수 있고 나를 통해 우주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므로 이미 병으로 드러난 것은 그 전에 이미 자연에 맞지 않게 살아온 오랜 습관의 결과임을 인지하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양생(養生)이란? 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순환을 이루고 있으므로 내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병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동양에서는 어떻게 하면 병이 안 나게 할까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한다. 우리 모두처럼 성인도 치우친 채 태어나지만 수행을 통해 순환을 잘 이룬것처럼 중요한 것은 더오래 사느냐 적게 사느냐가 아니라 우주의 질서에 맞추어 각자 타고난 기운을 어떻게 잘 쓸 것인가가 양생이다. 음양의 법칙에 의해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것이 있으므로 여기서 비교는 중요하지 않으며 우주의 시간성을 생각하면서 상황들을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 때에 맞게 자고, 일어나고, 먹고, 사람들과 연결하는 일이 양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왜 불교와 동의보감이 함께 가는지,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이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공부가 더욱 기대됩니다~~ 

댓글목록

반야수님의 댓글

반야수 작성일

법구경의 인연담과 동의보감의 양생을 후기로 잘 정리하여 주셔서 감사해요. 우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과 치우쳐 태어나지만 수행을 통해  순환을 이루어간다는 말씀은 참 위안이 되네요^^

햇살가득님의 댓글

햇살가득 작성일

인규 샘^^ 
 법구경의 인연담을 어떻게 대할것인가에 대한 관점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시네요. 그리고 우주의 질서에 따라 각자 타고난 기운을 어떻게 잘 쓸것인가가 양생이라는 관점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꼼꼼한 후기 고맙습니다.

정은이님의 댓글

정은이 작성일

저도 법구경을 보면서 방대한 인연담에 아찔했는데,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지 보라'는
이 지침 하나라도 잘 생각하며 읽으면 조금이라도 쉬워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강진석님의 댓글

강진석 작성일

지난 시간을 깜빡 잊고 있었는데 잘 써주신 후기 덕분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