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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 1교시 7주차 후기 2조 김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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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점배기 작성일23-03-30 05:47 조회762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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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6일 06시 20분, 열차를 타기위해 집을 나섰다. 김천구미역에서 내려 열 걸음쯤 걸었나...휴대전화가 없다! 급히 뒤를 돌아보니 내 차는 벌써 출발한다. "규엽이 엄마아아아!!!" 100미터 가까이 달려 따라가는데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린다. 승차권, 교통카드..망연자실...집에 갈까하다 역으로 가서 사정 설명하고 회원가입 확인 후 실물 승차권을 발급 받았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종이의 감촉.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모바일 문명에 길들여져 고작 그것때문에 이렇게 허둥지둥 하다니... 정신없는 하루의 시작, 어찌어찌 감이당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1교시 시작, 문탁 선생님께서 입장하셨다. 오늘은 7주차, 덕충부편이다. 제주도를 다녀오신 선생님께서 일리치 약국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러면서 21세기의 우생학이라 할 수 있는 생명권력, 무려 태어나기전부터 쓸모없다고 판단되어 죽임을 당하는 태아와 지식의 형태로 유통되는 의료권력과 우리는 그것과 대립해있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 그러면서 일리치 약국에서 조제하는 탕약, 영양제등을 아주 세세하게 설명하셨다. 

  덕충부에는 올자(형벌로 발이 잘린 자), 애태타(곱추), 인기지리무신(절름발이에다 곱추에 언청이), 옹앙대영(목에 큰 혹이 달린 사람)등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들을 척도 바깥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결핍없이) 사는 사람이며, 소수자로 살아가는 방법을 체득한 자들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다시말해 무엇이 사회에서 정상성으로 통용되는가에 대한 것. 결여는 무능력으로 이해되고 배제시키면서 소수자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기계적인 행태를 지적하시며 수업은 계속되었다. 장자는 왜 지금의 말로 하자면 장애를 가진 자들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그들의 충만한 덕을 얻기 위한 또다른 노력(?)과 몸뚱아리는 충만하지만 정신적, 물질적 상대적 결핍에 우울해하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려고 한건 아마 아니겠지.

 1교시 번외로 고미숙 선생님께서 한때 침술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의술을 배우고 싶어하셨다고 하셨다. 근데 문제는 고미숙 선생님은 숙소 카드키도 한 번에 열어본 적이 없는 똥손이라는 것!!!!! 아주 아름다운 꿈을 꾸셨다고 한다.

 

   3교시 사주풀이 발표시간. 열 두명이 오늘 발표를 하였다. 은섭샘은 아주 큰 종이에 빼곡히 적어 오셨고, 천간에 경금이 세개나 되는 대중샘은 세운, 대운까지 표를 그리고 거기다 오행의 색깔도 칠해 준비해 오셨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 사례. 그리고 모두들 사주와 육친분포를 나름 정리해 설명을 하시는데, 잘은 모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여덟 글자와 오행의 분포가 각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담임샘께서 일간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다. 그렇게 살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내게 주어진 일간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으니 자신의 일간에 대해 더 알아보라고 하셨다. 전혀 내 것 같지 않은 나의 壬水가 정말 나인지 애써 확인해 봐야겠다.   

     

 

 

 

 

 

댓글목록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작성일

hello,您好, 김두영샘 무탈하시죵?^^ 일상의 서사를 재미있게 글로 표현 하셨군요. 그리고 똥손이라고 스스로를 폄하 할 수 있는 고미숙 작가님의 바른 유머는 독립적이고 유연한 사상에서 창안 창발 되지 아니 하였을까요?

고희영님의 댓글

고희영 작성일

조장님 후기글 이제야 읽습니다
내 발등에 부담 넘치는 과제들을 보느라 소중한 조장님 후기 글을 놓칠뻔 했네요
죄송요^^
두영샘 장자와의 대화가 느껴지는 글입니다요
직장 일 하시랴 감이당 오고 가는 먼 길 다니시랴 조장님 역할하시랴 대단하십니다
얼마 남지 안은 1학기와 다가오는 2학기 남은 시간도 2조원들과 같이 화이팅해요 조장님 감사합니다 ????

수민님의 댓글

수민 작성일

이렇게 글로 생생한 일과를 보여주시다니
역시 과한~ 겸손의 아이콘 이십니다~ㅎㅎ
일로 꽉찬 일상. 휴식으로 마무리하고 싶을법도 한데  일요일 새벽 구미에서 서울까지배움에대한 애정없인 불가능 하겠죠^^
이번주는 폰과 친하게~  창너머 봄기운 느끼시면서 여유롭게 올라오세요~^^

니은님의 댓글

니은 작성일

말씀도 재밌게 하시더니 글도 재밌게 쓰십니다.
장자 정식 수업도 이제 한 주 남았네요.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 수업 기다려 봅니다.

효험님의 댓글

효험 작성일

두영샘 후기 재밌고 감칠맛 나게 읽었습니다.
덕충부의 소수자들 이야기는 장자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네요
폰 없으셔서 안절부절 하면서도 수업의 핵심은 잘 챙기셨으니 덕을 이루셨군요
첫차 타고 감이당으로 향하는 설렘 너무 큰데  저도 폰 조심 해야 겠어요ㅎ

김현옥님의 댓글

김현옥 작성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서울 근교에 살고도 겨우겨우 시간 맞춰 감이당 갔었는데, 샘 열정에 고개숙여지네요^^

어떤사람A님의 댓글

어떤사람A 작성일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귀한 시간인만큼 수업도 얼마나 꼼꼼히 들으시는지...
후기를 보니 전 너무 부끄러워지네요;;ㅜㅜ 다시금 복기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기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솔하님의 댓글

솔하 작성일

두영샘 핸드폰 없는 하루는 완전 맨붕이셨을거 같은데 그렇게나 암송을 멋들어지게 하시고(진정 저는 옆에서 기가 파아악 죽었습니다 ㅋ) 같은 조원임이 자랑스럽습니다.
수업내용 깔끔하게 한번 더 짚어주시니 리마인드되어 참 좋습니다.
후기 넘 잘 읽었습니다.^^~

엇박님의 댓글

엇박 작성일

꼭두새벽에 부지런히 활동하시는 두영샘, 후기가 시작부터 긴장감을 불어넣는군요. 폰 없이 하루를 무사히(?), 아니 큰 탈 없이 보낼 수 있다니 자본이 여태 포획하지 못한, 덕충의 일인이라는 증명이네요. 듣자 하니 개인 암송을 아주 멋들어지게 하셨다는데 그 기사는 빠졌네요. 당일 결석한 사람으로서 녹음을 들었어도 빠져 있는 부분을 후기에서 잔뜩 얻어갑니다. 암튼 걸어서 구미까지 돌아가신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 폰 없는 하루 실습이 더 소중한 공부 아니었을까 싶네요. 사족 : 그날 새벽에 사모께서 뒤도 안 돌아보고 쌩 가버린 까닭은 본명 대신 "규엽이 엄마!"라고 불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