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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3학기 에쎄이 쓰기 표도르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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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중해 작성일22-10-18 22:23 조회461회 댓글0건

본문

변화를 갈망하는 인간(드미트리를 통해서 본) 

 

1.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카라마조프 집안의 모든 문제는 "호색한들, 강탈자들, 그리고 유로지브이들"(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문학동네, 163쪽)이라 불리운다. 아버지 표도르는 너절하고 방탕하고 아둔하지만 자신의 재산과 관련된 일은 기가 막히게 잘 처리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는 두 번 결혼해서 아들 셋을, 사생아까지 포함하면 네 명의 아들을 두었다. 표도르는 아들들을 모두 방치해서 키웠고, 장성해서 이들이 고향으로 모이게 된다. 그는 부인이 도망 갔다가 병에 걸려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도 하고, 해방 되었다고 기쁨에 겨워 만세를 부르기도 한다. 표도르는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즉 부인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감정, 둘 다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카라마조프적인 기질인 것일까? 

  퇴역 대위인 장남 드미트리는 돈에 대한 관념이 없고, 돌발적이고 변칙적인 정신의 소유자로,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고결함과 순수열정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는 인물이다. 무지한 자신의 감정을 결코 숨긴적 없고 마음이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영혼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미챠는 유산 상속과 재산분배 문제, 그리고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경쟁 관계인 아버지와 갈등과 불화를 일으킨다. 그러나 미챠는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 선고를 받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게된다. 아버지를 죽인자는 집안의 하인이자 요리사이며 사생아인 스메르쟈코프이다. 미챠는 아버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것이지만,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에 대해 죄인이니까"(같은 책3, 163쪽)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그중에서도 내가 책임이 가장 크다며 그 죄를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무엇이며? 드미트리가 어떻게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되는지? 그리고 그를 통해 잠시 나를 보고자 한다. 

 

2. 소돔과 마돈나(사람의 마음) 

  드미트리는 호색한이지만 동물적인 욕망과 숭고함에 대한 욕망 둘 다를 지니고 있다. 자기를 더 높이 끌어올리려는 욕망과 타락에 이끌리는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두가지 성향이 드미트리 안에서 싸우고 있다. 그는 카체리나의 곤경을 이용해서 자존심 강하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비열하게 행동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런 요구 조건없이 돈을 빌려주는 고결한 행동을 한다. 드미트리는 인간은 수수께기이고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소돔의 이상과 마돈나의 이상이 투쟁하는 전쟁터라고 한다. 

"아름다움-이건 무섭고 섬뜩한 것이야! 무섭다고 하는 건 뭐라고 정의 할 수 없기 때문이고, 정의 할 수 없다는 건 하느님께서 수수께기만을 던져주셨기 때문이지. 여기선 양극단이 맞붙어버리고, 모든 모순이 함께 살고 있어. (......) 아름다움이란! 게다가 내가 참을 수 없는 건, 어떤 사람이, 그것도 더없이 고상한 마음과 높은 이성을 지닌 사람이 마돈나의 이상에서 시작해 소돔의 이상으로 끝나고 만다는 거야. (......) 엄청나게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움이란 다름아닌 소돔속에 도사리고 있단다. (......) 거기서 악마가 신과 싸우고, 그 전쟁터가 바로 사람들의 마음속이지."(같은 책1, 220~221쪽) 

  미챠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고 미학적인 인간이다. 미의 세계는 넓다. 미가 인간을 구원할 것이지만, 미에는 고통이 따른다. 즉흥적이고 순수한 격정을 가진 미챠는 언니에게 전해주라고 카챠가 준 3천 루블 중 반은 사용하고 반은 돌려주지 않고 부적 주머니에 넣고 다닌 걸 가장 치욕스러운 명예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카차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은 것에 죄의식을 느끼며 번뇌하고, 그녀의 명예를 지켜주려고 3천 루블에 대한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은 고결함을 갈망해온 비열한 놈이지 도둑놈은 아니라고 검사와 예심판사 심문에서 이렇게 항변한다. "지금 여러분과 말하고 있는 사람은 고결한 인간, 더없이 고결한 인물이며, 무엇보다도-이점을 간과하지 마십시요, 추잡한 짓을 수없이 저질러 왔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더없는 고결함을 지켜온 존재입니다, 마음속에서, 깊은 곳에서 그런 존재 (......) 내가 한평생 괴로웠던 것도 바로 고결함을 갈망했기 때문이었습니다."(같은 책2, 368~369쪽) 

  미챠는 '비열한 인간', '고결한 인간', 이 두 가지를 다 지니고 있다. 그는 이 양면성 때문에 고통 받는 인물이다. 미챠는 나도 너도 될 수있는, 인간 원형을 보여주고 있다. 도스토엡스키가 인간은 이것이다 라고 정의하기가 단순하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드미트리는 예측 할 수없는 인물이다. 그 이유는 자유로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의 자유는 엄청나게 넓은 내면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인간의 마음은 너무 광대해 보이는 것이다. 이런 내면의 광대함이 고통의 근거이자 구원의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작가는 드미트리를 통해 신과 악마의 마음, 성모와 창녀의 마음, 양극단이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대의 자유, 즉 인간 마음의 모순성을 말하고 있다.  

 

3. 고통과 수난 

   표도르는 미챠와 재산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가족 모임을 장로의 처소에서 한다. 영적 존재인 조시마 장로는 무릎을 꿇은 채 드미트리 발 아래에 엎드리며 심지어 이마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완전히, 분명하고도 의식적인 절을 한다. 장로는 앞으로 미챠에게 닥칠 고통과 수난을 예견하고 그에게 미리 절을 한 것이다. 즉 무한 연대 책임을 말한 것이리라. 예측 할 수 없는, 자유로우면서도, 도덕 실연자, 열광자인 드미트리는 불행히도 몇 번이나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했다. 그러나 실제로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방탕하게 살아온 데 대해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다. (......) 게으름과 난동을 일삼은 데 대해서도 죄를 인정합니다. 나는 영원토록 성실한 인간이 되어보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운명의 채찍이 내리친 겁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적이자 아버지인 노인의 죽음에 대해서는-죄가 없습니다."(같은 책3, 302쪽) 그는 아버지를 죽여서가 아니라 죽이고 싶었다는 것 때문에 벌을 달게 받겠다고 한다. 

  마을 의사인 게르첸슈투베 박사는 미챠가 어릴 때나 커서나 훌륭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고, 지혜를 가진 어느 누구도 그에게 배움을 주지 않았지만 은혜를 아는 젊은이라 칭한다. "누가 그에게 지혜와 분별을 가르쳐주긴 했습니까, 학문을 깨우쳐주긴 했습니까, 어린 시절에 그를 조금이라도 사랑해준 사람이 있습니까? 제 의뢰인은 하느님의 보호만을 받으며, 다시 말해 들짐승이나 다름없이 자랐습니다."(같은 책3, 461쪽)동생 알료사는 형은 어쩌면 광포하기도 하고 격정에 휩쓸리는 사람인지는 모르나 동시에 고결하고 자부심이 강하고 관대하며, 어린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했지만, 누가 요구한다면 기꺼이 자기 자신까지 희생 할 사람이라고 한다. 미챠도 자신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고 방탕했지만 선을 사랑했으며, 매 순간 자신을 고치려고 애쓰면서도, 야수처럼 살아왔슴을, 마음이 많이 괴롭다고 한다. "사랑은 이 세상 전부를 다 살수있고 자신의 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죄까지도 보속할 수 있는 고귀한 보물이라네."(같은 책1, 107쪽) 이와 같은 조시마 장로의 말처럼 미챠는 사실 아버지 살인에 대해 무죄이지만 유죄임을 인정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카챠까지 용서하게 된다.  

 

4.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구원) 

 심문관들이 조서를 최종 마무리에 착수 할 즈음 미챠는 잠이 들어서 꿈을 꾸게된다. 꿈에서 그는 절반이 불타버린 조그만 농가에서 피골이 상접하고 젖가슴이 말라버려 한방울의 젖도 안나오는 아낙이 꽁꽁 얼어버려 울고 있는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평생토록 당신과 함께 할거다'는 그루센카의 말과 함께 그는 마음속으로 감동을 느끼며 어떤 빛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하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운다.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동이 가슴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낀다. 울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 애기가 더 이상 울지 않도록, 시커멓게 말라버린 애기 엄마가 울지 않도록, 이 순간부터 그 누구도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지금 당장, 한시도 지체없이, 모든것을 무릅쓰고 카라마조프답게 막무가내로.(......) 살고 싶다, 살고 싶다, 그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싶다, 가고 싶다, 그를 부르는 새로운 빛을 향해, 어서, 어서, 지금 바로, 지금!"(같은 책2, 456쪽) 

 미챠는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뭔가 대단히 중요한 것을 평생토록 분명하게 알게 해주고 깨닫게 해준 무엇인가를 경험 한 것 같았다. (......) 하느님의 손이 제 몸에 닿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만약 자비를 베풀어 주신다면, 저를 석방해주신다면-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맹세합니다, 하느님 앞에 맹세합니다."(같은 책 3, 477~478쪽) 

  인간은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하는 미챠! 타인의 불행이 나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 미챠, 그는 '애기 꿈'을 꾸면서 죄에 있어 연대 의식을 느낀 것이다.미챠는 무언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깨닫고 모든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사람으로 변화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죄의식과 책임의 공동체를 이상향으로 제시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아들들은 말과 마음, 그리고 행동으로 아버지를 살해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세 아들의 마음과 태도는 변화한다. 이반, 알료사, 그루샤, 그리고 카챠까지 連帶(연대)하여, 이들은 아메리카로 가길 원하는 미챠 구출을 계획한다. 

   '현미 식물식'하는 12인과 아프리카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출발 10일 전 요양병원에 계셨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위독해져서 큰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기셨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목이 아프고 몸 상태가 좋지않아, 신속 항원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양성이었다. 오늘 내일하는 엄마를 두고 여행 갈 마음을 가진것에 대해서 신이 내게 벌을 내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엄마 곁을 지켜야 한다는, 여행을 가고 싶다는, 두 마음이 갈등하기 시작했다. 이 여행을 위해 나는 적지 않은 경비를 미리 지불 했었고, 환불은 전혀 안된다고 공지된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 양성 결과지를 제시해도 대답은 같았다. 결국 여행 가기로 결정했다. 여행가기 전,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왔다 갔다 하셨던 엄마가 분명히 잘 견디어 주실거라는 어떤 믿음이 내 내면을 지배하고 있었다. 알료사가 "어떤 고결한 감정이 숙명적인 순간에 형님을 항상 구해줄 것이라고 늘 확신하고 있었듯이"(같은 책3, 330쪽) 나 역시 이런 믿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마음으로 끊임없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감사하게도 엄마는 호전되어 다시 요양 병원으로 들어가셨다.  

  아프리카 여행중 (정)교회 여러 곳을 방문했다. 미챠가 자신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영원히 기도 드리겠다 했듯이 나는 무릎 꿇고, 머리에 스카프 두르고, 신발 벗고, 두 손모아 기도를 드렸다. 여행자가 할 수있는 행동 이상으로, 그 누구보다 온 정신을 다해서... 나 자신도 모르게 좁은 공간속에서 제일 앞쪽으로 나아가 저절로 기도하게 되었다. 마치 신이 나를 이끌듯이? 동굴 교회안의 기운이 나에게 전해지는 듯 느껴졌다. 이 순간 침묵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없는 에너지와의 교감이 기도하고 있는 나를 통해 회당안으로 번져가는 듯했다. 나는 무종교이다. 그러나 신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어떤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힘이 실재한다고 확신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도전에 대한 담력, 기도로 무아지경(無我之境)을 경험했으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한영 해설 성경책'을 공부하기 시작한 계기를 만들었다. 미챠가 '아버지의 죽음'과 '애기 꿈'을 통해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했듯이, 나도 멘토, 여행, 그리고 책으로 아니면 드미트리처럼 찰나의 영감(靈感)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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