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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장자스쿨]주어진 욕망, 원하는 욕망
 글쓴이 : 맨발 | 작성일 : 19-04-30 22:23
조회 : 122  



 

주어진 욕망, 원하는 욕망

 


   강지윤(감이당 장자스쿨)



좋은 상담사가 되겠다는 것은 내 일생의 화두였다. 17세에 심리상담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한 눈팔지 않고 공부 했고, 어린 나이에 자격증을 땄으며 경험이 곧 실력이라는 믿음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경험을 쌓았다. 나는 좋은 상담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잘 하고 있다고 여겼지만, ‘상담사를 하기에 부족하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좋은 상담사가 되려고 그토록 애를 썼건만, 부족함은 메워지지 않았다. 나는 왜 열심히 할수록 더 힘들어졌던 것일까?


처음에는 내담자의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 줄 수 있는 해결사가 되고 싶은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내담자들의 욕망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생겼다고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는 내담자의 문제를 상담으로는 해결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담사가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없다니. 상담을 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내담자도 돌아가면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변화를 원한다는 내담자는 같은 얘기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응석을 받아주길 원한다. 스스로 동기가 강해서 와서 변화의 여지가 크지 않은데 다른 경우는 오죽하겠나. 게다가 학교나 회사에서는 상담을 조직의 안전망으로 썼다. 문제가 생기거나 외부의 요구가 오면 이 정도는 하고 있다는 보여 주기 식이었다. 나아가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사람을 구별하거나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확 바꾸어주도록 상담을 활용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맞춰줄 수가 없었다. 내가 변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고, 상담은 문제그룹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지쳐갔다. 상담을 통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상담을 최소화하거나 아주 소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불만은 커져갔다. 상담에 대해 회의적인데 상담을 하고 있다고? 그런데 안티오이디푸스는 내게 놀라운 사실을 알려줬다. 상담사가 사제나 신의 완벽함을 요구받는다는 부분을 읽을 때였다. 예전의 사제나 신의 역할을 상담사가 대신하게 됨에 따라 그들처럼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해주고 완벽하게 상대를 이해하기를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완벽함을 요구받는지도 모르고 그것을 내 능력과 연결시켜 생각했었구나! 나는 이 대목을 읽고는 벌떡 일어나 춤을 췄다. 내가 왜 그렇게 버거웠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왜 완벽을 요구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왜 그것이 나라는 개인의 능력문제로 귀결되었을까? 나는 말도 안되는 요구에 왜 그렇게 충실하게 따랐을까?


결국 나는 욕망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해야 한다. 안티오이디푸스에서 욕망은 결핍이 없을뿐더러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욕망은 아주 교묘하게 개인이 그걸 욕망한 것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자본주의가 우리를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 자본주의라는 사회체, 그리고 상담, 이 두 가지의 키워드를 엮어서 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보고자 한다. 상담자와 내담자 둘 모두를 무의식적인 결핍에 허덕이게 만드는 이 배치를 안티오이디푸스를 통해 직면해봐야겠다. 완벽한 상담사를 바랐던 나의 욕망과 완벽한 상담사를 요구받았던 사회적 욕망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또 한 번 내가 자유의 춤을 출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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