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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감이당 대중지성 3학기 9주차 수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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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느티나무 작성일22-10-04 17:21 조회1,71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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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이당의 하늘은 밝고 청명했다. 자연의 색과 사람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낭송의 시간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학인들의 입속 깊숙한 곳에서 새어나올 공명의 떨림을 들을 시간이 왔다. 우리 학인들이 암송하기 위해 보냈던 그 일주일은 열정의 시간 이였을 것이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혹독한 겨울의 한 가운데는 낮 시간 보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가 있다. 해가 지배하던 시간보다 달이 보살펴 주고 응원해주는 밤의 공간을 통해 그들은 피곤한 몸을 책상에 기대여 쉼 없이 소리 내어 암기했을 것이다. “겨울의 한가운데서, 나는 내 안에 불굴의 여름이 있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다.”다고 말하는 알베르 카뮈처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가량 1조와 2조 각각 단체 암송과 개인 암송 연습시간이 주어줬다. 나또한 2학 때의 애처로운 흐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잘못 끼어들어 불협화음을 낸 창피함을 잊기 위해 나름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2학기 낭송 때에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한 탓에 모든 학인들의 얼굴이 검은 거대한 먹구름처럼 보였다. 아니 그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며 낭송을 할 수 없었다. 여러 번 반복되는 실수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문장들의 합이 모여 내 이성은 쪽팔림으로 탈색되었고 몸은 운구차에 실려 허공에 묻힐 뻔 했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2달 전의 모습 이였다.

 

오전 113학기 암송 발표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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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의 단체 암송은 난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는 배처럼 거침없이 헤엄쳤다. 그리고 드넓은 바다의 항해를 마치고 무탈 없이 부둣가로 돌아왔다. 2조의 단체 암송은 낭송 동의보감 내경편에서 본인들이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조용히 읊조리듯 암송했다. 1,2조 모두 역시 2학기 때와는 다르게 한결 여유로워 보였고 어색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개인암송 시간에는 암송하기 위해 2주 동안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암기가 전혀 되지 않아 자괴감만 들었다는 박○○, 암송인지(?) 혹은 암송처럼 들리는 것인지 애매모호한^^ 그러나 새로운 소품인 핸드폰을 활용하여 모노드라마를 하듯 배역을 잘 소화해내신 강○○, 그리고 저 요란한 소리(?),^^;; 그 목소리 또한 평소에 내뱉는 소리의 주인공 이○○쌤과 내 손에는 정과 망치가 있다. 나는 이 커다란 돌에서 쓸데없는 것들을 덜어낼 것이다.”라며 미켈란젤로의 도구로 목소리를 정교하게 다듬어서 암송을 한 양○○...역시 2학기 때와 다름없는 멋진 작품을 보여주었다.

 

그럼 난 어땠냐고? 글쎄? 암송하기 위해서 학인들 앞에 서는 순간 암기하기 위해 그동안 거쳤던 일주일의 시간위해 잠시 묵념을 했고 긴 호흡을 내뱉었으며 나의 시선은 여러 쌤들의 얼굴을 쭉 훑으면 지나갔다. 갑자기 자신감이 생겨서 그랬냐고! 아니, 그럴 리가!!! 암송하는 내내 나의 입에서 모호하고 확실치 않을 것 같은 납빛의 기이한 절망의 신음소리가 날까봐 매우 불안했었고 실수의 오물을 뒤집어 쓸까봐 걱정되었다. 그러나 암송을 끝마쳤을 땐 내 마음엔 희망에 부푼 달콤한 눈물이 흘러 나왔다. 비록 더듬거리며 먼 과거를 기억하듯이 추억하나 하나를 천천히 꺼내어 암송했지만 마침내 점하는 찍을 수 있었다.

 

다들 열심히 암송하기 위해 준비하신 쌤을께 박수를 보낸다. bravobravo!! bravo!!! 

댓글목록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암송발표 모습을 담은 사진과 물 흐르듯 유려한 보성샘의 후기 글!
감동하며 잘 읽었어요.
보성샘의 성장의 길에 함께 하게 되어 기뻐요~^*^

박수경님의 댓글

박수경 작성일

사진에  자세한 후기까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부딪치고 깨지면서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는 자는 진정한 행복을 맛보는 사람일 거예요. 더욱 성장 발전하시는 4학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