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8주차 세미나 후기! > 삼경스쿨

삼경스쿨

홈 > Tg스쿨 > 삼경스쿨


시경 8주차 세미나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택견 작성일21-08-10 20:21 조회605회 댓글1건

본문

안녕하세요? 시경세미나 마지막 후기를 맡게된 김지형입니다!

정말 많은 시들을 읽었지만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았던 시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소아(小雅)의 곡풍지습(谷風之什)에 나오는 초자(楚茨) - 더부룩한 가시나무입니다.

이 시는 정~~말 길기 때문에 다 쓰지는 못하고 적당한 부분들을 짤라서 소개를 해드릴게요!

 

楚楚者茨 빽빽한 가시나무

言抽其棘 가시가 뾰족뾰족

自昔何爲 이전부터 무얼했나

我蓺黍稷 메기장과 찰기장을 심었지

我黍與與 메기장도 무성하고

我稷翼翼 찰기장도 무성하니

我倉旣盈 창고도 가득하고

我庾維億 노적가리 산더미다

以爲酒食 술과 음식 장만해

以響以祀 제물 바쳐 제사 지내지

以妥以侑 신주를 안치하고 술을 올려

以介景福 큰 복 내려주길 빈다.

 

(중략)

 

禮儀旣備 예의 다 갖추고

鐘鼓旣戒 악기도 모두 갖춰 연주하고

孝孫徂位 효성스런 자손 자리에 드니

工祝致告 공축관이 기도를 올린다

神具醉止 신령이 모두 취해

皇尸載起 신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鼓鐘送尸 풍악을 울리며 신주를 전송하니

神保聿歸 조상 신령도 모두 돌아간다

諸宰君婦 여러 가신과 주부들

廢徹不遲 부지런히 제사상을 물리니

諸父兄弟집안의 여러 어른과 형제들

備言燕私 함께 모여 잔치 벌이네

 

옛날 중국은 제사가 정말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꼭 챙겨야했던 행사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주유왕 시절 부거운 부세와 잇단 기근으로 백성들이 유랑하게 되어 제사를 못 지내게 됐어요ㅠ

그래서 옛날에 풍족했을 때 제사를 지내는 때를 생각하며 읊은 시라고 많이들 해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저 첫 번째 장을 보면 빽빽한 가시나무’ ‘가시가 뾰족뾰족’ ‘이전엔 무얼 했나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건 가시나무로 뒤덮인 황량한 땅을 보면서 예전의 제사 지낼 때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하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느꼈었어요

두 번째 장에서는 예의를 갖춰 제사를 다 지낸 후에 다 같이 제사 음식도 먹으면서 잔치를 즐기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묘사 한 것 같아요

제가 이 시가 좋았던 이유는요 머릿속에서 이 장면들이 너무 상상이 잘 됐기 때문이에요!

물론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지만 정말로 즐겁게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어요

저는 옛날 제사라고 하면 되게 예를 갖추고 분위기도 무겁고 실수하면 안 되는 그런 걸 상상 했었는데 같이 웃고 떠들고 악기도 연주하면서 다 같이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ㅎㅎ

8주 동안 시경을 읽으면서 장면이 상상되는 시는 재미있었고 아무리 읽어도 상상이 되지 않는 시는 쪼~끔 재미가 없긴 했어요ㅎㅎ 그래도 옛날 사람들의 노래를 보면서 그 사람들의 일상이 많이 그려지더라구요!

솔직히 주역을 공부하면서 옛날 중국이라고 하면 그냥 두리뭉술하게 옛 중국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서경과 시경을 하면서 조금은(?)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아요~

8주 동안 같이 시경 세미나를 했던 모든 쌤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댓글목록

세경님의 댓글

세경 작성일

지형샘 이야기를 들으니 제사를 준비했던 사람들이 그려지네요~

8주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 것 같아요.
오~래 전의 시이지만 그때 사람들이 거리감 없이 읽혀져서 신기했어요.

궁금한 시를 여럿이 읽으니 더 재미있더라구요. 무더위 중에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