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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5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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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Ziny 작성일23-06-02 18:22 조회379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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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6시면 새벽이 아니다. 

아침을 마시며,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과 함께 꽉 찬 버스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며 남산 오르 듯 감이당에 도착하면, 

언제나 일빠 였는데,

3층 강의실 문을 여니, 벌써 두 분이 와계신다. 홍섭샘과 유경샘이 공부 자리를 다 마련해놓고 환한 얼굴로 반긴다.

아니, 어찌 이리 빨리 오셨어요. 일등으로 오고 싶었어요.^^ 홍섭샘의 유쾌한 응답.  

생글생글, 밝은 웃음이 번진다.

잠깐, 책장 앞에서 공자와 주자와 성리학과 유학에 대한 책들을 훝으며 두런두런 유경샘과 이야기 나누는 사이,

무지개 바람떡과 커다란 수박 두 덩이 들고 선영샘이 무지개보다 더 환한 얼굴로 등장한다. 그 사이 은선샘, 선화샘도 도착하여, 

떡과 수박을 목감주 샘들과 나눌 준비를 척척 마쳤다.


선영샘이 눈 수술로 지난주 결석했고 그 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들었음을 알기에, 떡과 수박 보다 샘의 환한 미소가 더 반갑다. 

주역 괘사 효사 암기팀은 감기 몸살이 다 낫지 않은 팀장님 성근샘 없이도 척척 알아서, 

지난주 공부한 산지박 지뢰복 괘를 외우고 쓰고 점수내고 결과를 올렸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만점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주란샘이 마이크를 설치하고, 수업전 학교 교실 처럼 생기있는 소리들이 주위를 감싼다.

출석을 부르며 주란샘은 선생님들의 기상을 살피며 이거저거 물어보신다. 그리하여 성근샘이 왜 그렇게 아플 수 밖에 없었는지,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 사정을 나누게 된다. 연우샘 이야기도 전해주신다. 나는 이 시간이 따뜻해서 좋다.  

 

오늘 주역에서는 천뢰무망과 산천대축을 공부했다.

무망은, 거짓없는 지극한 정성 또는 진실을 뜻한다. 정이천은 '진실무망'이라 제목을 달았다. 

그것이 어떤 경지인지, 상태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우리가 공부한 '사무사' 생각함에 삿됨이 없음. 

의도적으로 무엇을 이루려 행하려 하지 않음, 이라는 의미라면

오늘 아침 내가 경험한 감이당에서의 일들이 그러한 것은 아닐까?

일찍 도착하여 공부자리를 마련해놓는 마음, 수술이라는 험난함을 경험하고 기쁨을 나누는 마음, 

삼효의 무망지재의 어려움(재난)을 공감하고 누군가의 득은 누군가의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는 마음

진실되게 일상을 나누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는 행동들 말이다.

상구효는 그러나, 그런 마음이 과도하면 내가 만드는 재앙이 생겨나니 이로울 것이 없다고 경고한다.

산천대축은 풍천소축 보다 스케일이 크다. 괘사부터 범상치 않다. 집밥 먹지 말고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 한다.

크게 쌓여 나가려하나 우선 멈추고(초구: 유려 이리) 멈추어 더욱 쌓아(구이: 여탈복), 

쭉쭉 나아가더라도 날마다 수련하여 내공을 쌓아 나아가야 이롭고(구삼:량마축, 이간정, 이한여위, 이유유왕)

어린 송아지에 멍에를 씌우는 것(육사:동우지곡 원길), 거세한 숯돼지의 어금니(육오:분시지아) 처럼, 

근본적 공격성을 제약하는 과정을 통하여 이롭게 된다.  이러한 작용이 문명인가?

그리하면 하늘의 길, 사통팔달로 뻗은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형통함이 있다는 것이다. 어렵다.. 될까?! 될 수 있다는 것이겠지?

 

논어는 영순샘(이인편), 명자샘(공야장편), 인규샘(옹야편)의 개성 넘친 발제 강의로 이어졌다.

'인'의 다양한 발현, 배움에 대한 좋아함과 즐김,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남김없이 성실한 '충' 과 

저가 하고자 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배풀지 아니한 '서' 가 마치 양조장에서 술이 익는 것과 같은

생물학적 생리학적 관계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조별 나눔 시간은 다정해서 좋다. 공부는 다정하게 해도 된다.^^

우리는 밥을 함께 먹고, 강의 내용을 나누며, 외벽공사로 소란한 감이당을 나와

차를 마시며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에세이 걱정을 했다. 

나누는 것 중에서 최고의 것은 시간을 나누는 것이다.

기꺼이, 편의점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집으로 가는 차 시간까지 시간을 나눠준 샘들의 다정함을 먹고, 하루를 마쳤다.^^

 

 

댓글목록

써니홍님의 댓글

써니홍 작성일

목요일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붕이 되었던 모습들이 꽉찬 따뜻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어, 이거 후기가 넘 찐한데, 누가 찐샘 아니랄까봐 ㅋ

진샘다운 후기를 읽다보니 "차이나는 클라스"가 생각나네요!

엄청난 양의 공부로 다져진 내공과 예리한 시각으로, 조장인 본숙샘과 함께 1조를 이끌어가는 엔진 역할을 하는 진샘!
참 많이 배웁니다!

구구님의 댓글

구구 작성일

샘들의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어느때보다 감동적인 하루였습니다~^^ 진쌤 후기 넘넘 잘 읽었습니당!!

홍선화님의 댓글

홍선화 작성일

후기를 읽으니 어제 일들이 그림처럼 장면장면이 그려지네요. 읽으면서도 궁진샘의 따뜻했던 마음이 전해집니다~후기 감사합니다^^

조미경님의 댓글

조미경 작성일

Ziny 샘
램프의요정 지니같아요
무엇을도와줄까요?하며 척척 도와주시는
~~
아침일찍 먼길 달려와
일찍오신 도반을 알아봐주시고
선영샘의 무지개미소를 이해하시고
성근샘 아픔에도 암기도 척척해내시고
연우샘 명희샘 화정샘 고단함도 공감하시고
주역도 열공
논어도 열공
호학의모습도 아름답고요
주란샘에게 자식같은 작품나누시고
조원들과 차와 아이스크림까지 긴 나눔하시고
무엇이든 도와주시려는 마음 감사해요
각조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또 있었겠지요
무망과 대축이 무거웠는지
오늘은 피곤했는데요
지니후기덕분에 가벼워지기로요
든든히 감사해요
수박도 알뜰히 먹기로 약속하며
다음주에 건강히 만나요~~

HeyHeyHey님의 댓글

HeyHeyHey 작성일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