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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5강 수업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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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영 작성일22-08-29 11:38 조회434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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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5 번째 수업의 후기.   

강나영

2022년 8월 26일 금요일  날씨 - 청량하고 맑음

드디어! 힘들었던 2주간의 온라인 수업이 끝나고 감이당으로 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신나던지 언덕길을 오르며 지치는 것 조차 상쾌하게 느껴졌다.  왜 화면에서 사람을 만나는게 이리도 피곤할까?  모든 기술들은 그 편리함 만큼의 단점도 분명 존재하는것이 세상의 이치인가? 아니면 나만 이런가 궁금해하며 드디어 그리웠던 우리 1조의 2층 방으로 도착했다. 

세 분이나 결석을 해서 아쉬웠지만 각자의 글을 읽으며 서로 평가와 조언과 질문이 오고갔던 첫 시간이 내겐 여러가지 이유로 흥미진진했다.  말하기 발표와는 또 다른 재미다.  뭐가 다를까?  원고를 다 같이 보지는 않았던 저번 학기와는 달리 눈으로 따라 읽으며 들으니 더 세심한 분석이 가능했고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도 더 많았다.  이번 과제로 쓴 글을 친구와 가족들에게 보여줬는데 다들 똑같은 반응이었다.  “글 너무 잘썼다~!” “재미있다~ 뼈때리네!” 등의 칭찬 일색.  분명 개선할 지점들이 제법 있을텐데 지적하기가 미안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그런것이 안보여서 인지 아무튼 자존감은 쬐끔 올라갔을라나…ㅋ  딱히 내게 도움은 안되는, 하지만 고맙기는 한 리액션들…  그런데 1조의 학인 분들과 장금샘은 내 글이나 나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다른 각도의 시선으로 좀더 깊이 들어가 사유할 수 있도록 지적을 팍팍 해 주시니 참으로 시원했다. 

나는 그런 마음이어서 다른분들 글을 읽고도 내 생각을 필터 거치지 않고 신나게 떠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와서 돌이켜 보니 혹시 너무 나간건 아닌가 살짝 걱정은 된다.  지난 감이당 수업을 들은 몇몇 학인 분들께서 글을 평가받을때 상처 받았었다고 한 것을 들은게 왜 이제야 생각 나는건가…헐.  암튼 뒷북은.  하지만 내 부족한 의견이라도 혹시 도움이 될까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말들이니 잘못 전달 되더라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오해받을까 걱정된다는 질문에 나 자신이 진솔하게 소통하고 떳떳하면 된다는 고미숙샘의 명쾌한 답변을 다시 되새기며 걱정은 살포시 넣어둔다.  왜냐하면 오후 세미나 수업에 대해서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수업보다 그리웠던 점심밥과 남산 산책 후 새로운 책인 ‘200년 동안의 거짓말' 로 세미나는 시작 되었다.  훌륭한 발제문을 작성해 오신 분들은 순영샘과 수경샘.  오늘은 가부장제와 페미니즘, 마녀(사냥), 정규의료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토론을 했다. 

산업혁명 이전의 사회와 이후의 사회, 그 와중에 나타난 전문가, 과학 그리고 여성문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옛날'에는 여성의 지위가 낮았고 지금 점점 권리를 되찾아 가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것도 그랬고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도 동일했다.  그런데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니 !!!  오히려 ‘구질서' 에서의 여성의 능력과 역할은 지금과 다른 의미로 존중받았고, 나약하고 남자에게 보호받는, 가정의 수호신으로써 여성의 이미지가 근대 이후에 나타난 혹은 조장된 것 이었다는 건 굉장히 새로운 사실이었다.

게다가 마녀사냥이 단지 종교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역사시간에, 혹은 세계사 책에서 스치듯이 나온 마녀사냥 이야기는 광적인 종교인들이 미친짓 한게 아니라 중상류층 남자 의사들이 시장을 차지하려고 치료사 역할을 했던 여성을 제거한 거라고???  (나만 몰랐던거야? ㅠㅠ)  돈 벌겠다고 사람을 산 채로 태워 죽이다니.  돈이 요물인가? 사람이 요물인가~!  그 이후의 이야기도 결국 원인은 돈이었다.  기승전 - 머니. 

재물은 생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지만 거기에 얽매이면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계가 없구나.  과학과 전문가가 조작한 여성의 삶에 관한 책인데 그 배후에는 거대한 자본의 음모가…!
너무 비약했나?^^  하여간 나는 이 책이 이전 세미나 책이었던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보다 10배는 더 꿀잼이었는데, 내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숨겨진 역사를 발견하거나 알고 있었던 이야기인데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니 아예 다른 사건이 되는게 흥미진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샘들은 지난 세미나들 에서 보다 말씀을 상당히 덜 하시는 분위기였다.  왜일까?  저번주의 줌 수업에서는 뭔가 할말이 있어서 말을 하려고 하면 다른분이 발언권을 먼저 낚아채 ㅋㅋㅋ 버려서 한 여섯번쯤 좌절한 후에 시도를 포기했었는데 말이다.  책이 바뀌어서 그런걸까?  줌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차이일까?  결석이 많아서 그럴까?  이런저런 이유가 다 답이 될 수 있겠지만, 난 왠지 비대면과 대면의 차이점에 관심이 더 간다.

요즘은 궁금한게 너무 많아져서 사는게 재미있다.  궁금해하고, 물어보고, 생각하고, 뭔가 답 비슷한 걸 발견하면 완전 신나하고. 세상에 냉소적이고 모든게 시큰둥했는데 (맛있는거 빼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공부할 걸 그랬다.  하지만 모든것은 때가 있는 법이고 지금이 그 때인가 보다.  오늘의 후기는 그래서인지 예상보다 너무 길어졌다.  여기까지 다 읽어주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와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댓글목록

수경 박님의 댓글

수경 박 작성일

긴 후기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적극적이시고 활동적으로 보이는 나영샘. 그 에너지가 살짝 부럽습니다.
공부의 재미에 흠뻑 빠지신 나영샘  보고 있으니 좋은 기운 받습니다. ~~~^^

느티나무님의 댓글

느티나무 작성일

몇 일전 비가 왔었습니다. 창밖을 보니 빗방울이 나무 잎 새를 가볍게 스쳐지나가더군요. 비와 푸른 잎사귀가 서로 눈인사하는 순간을 잠깐 보았습니다. 무책색의 하늘에서 내린 투명한 물방울이 초록색 잎 새 표면에 잠시 앉았다 일어서는 순간 서로가 ‘톡톡톡’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저 또한 감이당으로 수업하러 걸어가는 내내 그날 여름과 가을이 만나 인사를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공부하기 딱 좋은 날씨가”였습니다.^^ 이제 곧 빗줄기가 들판에 단풍색을 덧칠하고, 대기가 더욱 신선한 가을이 다가 오겠네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사는 게 재미가 있다니” 감탄스럽습니다. 여러 가지 일, 다양한 경험들, 점점 깊어지는 사색, 풍성해 지는 느낌, 그리고 많은 시련들이 넘어질 듯 휘청거리며 지나가고 나면 쌤의 영혼에는 지성이 아주 많~~~이 쌓여있겠네요. 그때가 되면 쌤의 지성을 제게 나누어주셔서 함께 어우러지게 해주시죠! 제 피부는 지성인데...뇌는 아직까지 건성이라 중성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작성일

결석 후 후기를 읽으니 아쉬움이 더 커지네요~^^
담주에 단단히 맘 먹고 갈 수있도록 할께요... 그리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신 것, 모든 것이 때가 있는 법.. 저 또한 그렇답니다. ~^^

나영님의 댓글

나영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 승환쌤 못오셔서 저도 아쉬웠어요~~  결석한 세분 글도 다같이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는데^^  다음주에는 꼭 뵈어요!  공부의 때에 맞게 만나게 된 금성 인연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헤헷~